카카오 원가 부담에 영업익 ‘뒷걸음질’
해외서도 주요 제품 가격 인상 고려중
“연말까지 빼빼로데이 프로모션 집중”
[헤럴드경제=정석준 기자] 미국 타임스퀘어를 장식한 빼빼로 광고 뒤에는 롯데웰푸드의 큰 그림이 있었다. 3분기 원가 부담으로 저조했던 성적을 만회하기 위한 고민의 흔적이다. 3분기 원가 부담을 털어내고 연내 실적을 만회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5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롯데웰푸드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미국 뉴옥타임스퀘어에서 빼빼로데이를 알리는 대형 옥외광고를 오는 11일까지 선보인다. 베트남 호찌민에서도 광고를 상영하고 있다. 광고에는 브랜드의 앰배서더인 아이돌 ‘뉴진스’가 등장한다.
빼빼로는 롯데웰푸드의 연말 수익을 위한 동력이다. 올해는 대목인 빼빼로데이를 전 세계에 알려 해외 수요까지 잡겠다는 목표다. 빼빼로는 현재 미국, 동남아, 중동 등 약 50개국에 수출되고 있다. 올해 상반기 빼빼로 수출액은 약 325억원으로, 전년 대비 약 30% 신장했다. 출시 이후 처음으로 해외 매출이 국내를 넘어섰다.
빼빼로 글로벌 마케팅은 실적 개선 의지를 담은 단기 전략으로 풀이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웰푸드의 3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7%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78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7% 줄었다. 순이익은 35.3% 감소한 462억원이다.
영업이익 감소는 카카오 원가의 영향이 크다. 국내 사업에서 영업이익은 카카오 원가 부담으로 전년 동기보다 1.4% 감소했다. 글로벌 사업에서도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22.9% 쪼그라들었다.
식품업계에 따르면 카카오 시세는 지난해 평균 1톤당 3281달러(약 451만원)에서 올해 1~9월 평균 7716달러(약 1061만원)로 두 배 이상 올랐다. 올해 4월에는 1톤당 1만2165달러(약 1734만원)까지 치솟았다. 카카오를 가공한 코코아 가격도 지난달 30일 기준 1톤당 7391달러(약 1015만원)로 전년 대비 105.1% 올랐다.
카카오는 수확 후 1년 뒤 사용된다. 지난해 카카오 수확량은 45만톤으로 급감했으나 올해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수확량이 60만톤으로 다시 늘어나면 내년부터 원가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까지 오른 원가 부담은 가격 정상화를 통해 완화한다는 방침이다. 국내에서는 이미 올해 6월 초코류 제품의 가격을 12% 올렸다. 내년 상반기에는 인도, 벨기에 등 해외 제품 가격을 10~20% 인상할 예정이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아직 카카오 시세가 보합세를 보이는 가운데 빼빼로도 원가 부담을 받는 제품”이라면서도 “4분기 주력 제품인 만큼 글로벌로 시장을 확대해 좋은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