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대부분이 남성…성차별 인식이 해리스 지지 약화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미국 선거가 나흘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민주당 대선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남성 노조원들의 지지를 얻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고 3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대부분의 노조는 오랫동안 민주당 후보를 지지해 왔다.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 따르면 노조에 가입했거나 가족 중에 노조원이 있는 미국인들 사이에서 해리스는 트럼프를 47%대 36%로 앞섰다. 이 조사는 지난달 16일부터 21일까지 655만명의 노조 가구 응답자를 대상으로 실시됐으며, 오차 범위는 약 4%포인트다.
하지만 노조원 1250만명을 보유한 미국노동총연맹·산업별조합회의(AFL-CIO) 리즈 슐러 회장은 해리스에 대한 지지세가 여전히 강하지만 성차별적인 인식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슐러 회장은 해리스에 대해 “솔직히 말해 여성이라서 대통령으로 안 느껴진다며 해리스에 투표하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있다”면서 “이는 도널드 트럼프에게는 하지 않는 생각이다”고 말했다.
노조원 수가 더 많은 대형 서비스 노조는 성별에 따라 지지하는 후보가 더욱 갈린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로이터 여론조사에도 해리스는 백인 여성을 포함한 여성들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으며 트럼프는 2020년 대선 때보다 남성들에게 더 많은 지지를 받고 있음이 확인됐다.
AFL-CIO 델라웨어주 책임자인 제임스 마라벨리아스는 해리스에 대한 남성 노조원들의 지지가 약한 이유는 “그의 사회적 이슈에 대한 진보적인 이력 때문이고, 부분적으로는 남성 우월주의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이터가 AFL-CIO 노조원을 인터뷰 한 결과 일부는 해리스와 민주당을 노동 권리의 강력한 수호자로 보고 있지만 민주당에 대한 신뢰를 잃었으며 트럼프와 더 많은 공통점을 느낀다는 답도 상당히 많았다.
이 현상은 특히 백인 남성이 주를 이루는 전기 기술자나 배관공과 같은 건축 노동조합 등에서 더욱 선명하게 나타났다. 운송, 소포 배달, 창고 및 기타 여러 물류 및 서비스 분야의 노동자를 대표하는 팀스터스(Teamsters) 노조는 조합원 대상으로 지지율 조사를 실시한 결과 트럼프 59.6%, 해리스 34%로 나오자 이번 선거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해리스 캠프의 대변인인 로렌 힛은 “대학 학위가 없는 남성들에서는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지만, 학위가 없는 여성들에서 지지율이 상승해 이를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성차별 인식이 대선 승리 가능성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를 일축하며 미국이 여성 대통령을 선출할 준비가 ‘절대적으로’ 돼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