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함영훈 기자] 함안 낙화놀이는 조선 중기 이후 해오던 전통 화약 불꽃놀이이다. 선조 때의 함안군수, 한강(寒岡) 정구(鄭逑)(1543∼1620)가 군민의 안녕을 기원하는 뜻에서 시작했다고 향토사학자들은 말한다. 공식기록은 그보다 300년후 지방문서에 나온다.

조선의 불꽃놀이, ‘함안 낙화놀이’에 빠진 일본관광객
함안 낙화놀이[이하, 한국관광공사 제공]

향토문화전자대전에 따르면, 낙화 놀이의 정의는 ‘정월 열나흗날 밤에 행하는 액막이적 성격의 불꽃놀이’이다. 지역에 따라 ‘낙화유’, ‘낙화불 놀이’, ‘줄불 놀이’ 등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낙화 놀이에 사용하는 도구는 민간에서 조제한 일종의 화약이다. 이것에 심지를 박아 불에 태우면서 일어나는 현상을 사람들은 낙화(落火)로 설명하고, 떨어지는 불꽃을 꽃에 비유하여 ‘낙화(落火)가 낙화(落花)로 되었다’는 은유법을 쓴다.

오늘날 매년 4월 초파일에 괴산리 괴항 마을의 무진정(無盡亭) 일원에 이 볼거리를 즐긴다. 1년에 기회가 별로 없다보니 함안군은 축제날 찾아오는 방문객을 제어하는데 온 신경을 쏟는다. 그만큼 인기 있다는 뜻이다.

조선의 불꽃놀이, ‘함안 낙화놀이’에 빠진 일본관광객
일본인 관광객을 위한 함안 낙화놀이 스페셜데이

한국관광공사(사장직무대행 서영충, 이하 공사)는 함안군, 일본여행업협회(JATA)와 함께 함안 낙화놀이를 즐길 수 있는 특별 여행상품을 출시해 일본인 관광객 등 450여 명을 유치했다.

관광공사는 수도권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을 지역으로 분산하기 위한 대응책으로 지역 고유성을 지닌 ‘함안 낙화놀이’를 선정해 이번 상품을 기획하고 31일 ‘낙화놀이 스페셜데이’를 개최했다.

함안 낙화놀이는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으나 매년 1회씩만 개최해 아쉬움을 남겼다. 공사는 이러한 점에 착안해 함안군, 함안낙화놀이보존회와의 협업으로 지난 6월부터 내국인을 위한 관광상품을 출시, 총 3회 운영만으로 1200여 명의 관광객을 유치한 바 있다.

이번 낙화놀이 스페셜데이는 외국인 관광객을 위한 첫 시도로 향후 정례화 등을 통해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는 낙화놀이 여행상품이 국내를 넘어 나아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연계 관광코스를 개발하는 등 적극적으로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방한상품을 통해 함안을 처음 방문한 카토 유스케 씨는 “태어나서 처음 보는 감동적인 광경”이라며, “지금까지 한국여행은 서울이나 부산만을 생각했는데 함안에서 진짜 한국의 모습을 본 것 같다”고 말했다.

조선의 불꽃놀이, ‘함안 낙화놀이’에 빠진 일본관광객
일본인 관광객을 위한 함안 낙화놀이 스페셜데이

관광공사는 지난 5월부터 일본 주요 여행사 부장단을 초청해 함안의 매력을 선보였고 현지 여행사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상품개발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를 토대로 14개 일본여행사와의 공동 기획을 통해 일본에서 총 17개의 낙화놀이 테마 여행상품이 출시됐고 모든 여행상품에는 31일 낙화놀이 스페셜데이 행사가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박성웅 한국관광공사 일본팀장은 “외래관광객의 지역 분산을 위해서는 차별화된 관광콘텐츠, 시장별 맞춤화와 브랜드가 중요하다”라며, “공사는 지자체, 민간기관 등과의 지속적인 협업을 통해 지역의 고유한 콘텐츠를 발굴, 강화해 글로벌 관광콘텐츠로 성장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의 불꽃놀이, ‘함안 낙화놀이’에 빠진 일본관광객
일본인 관광객을 위한 함안 낙화놀이 스페셜데이

한국관광공사는 이밖에도 지역축제, 지역색이 있는 특화 콘텐츠 등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이 지역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10월에 개최된 여주오곡나루축제(10.18~20, 경기도 여주)와 원주국제걷기대회(10.26~27, 강원도 원주)에 중화권 관광객 1600여 명을 유치해 특정 지역의 고유 콘텐츠를 통한 글로벌화의 초석을 다졌다고 공사측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