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색도 사람마다 다르게 인지
‘색 인지 차이’ 평가기준 최초 개발
세계 3대 표준화기구 IEC서 채택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LG디스플레이가 고안한 화질 평가법이 국제 표준으로 채택됐다. 앞으로 글로벌 주요 제조사들은 LG디스플레이의 화질 평가법에 따라 제품 성능을 측정하게 된다.
LG디스플레이는 업계 최초로 개발한 ‘색 인지 차이 평가법’이 세계 3대 표준화기구 국제전기기술위원회(이하 IEC)에서 국제 표준(Technical Specification)으로 공식 제정됐다고 31일 밝혔다.
통상 시청자의 시각 특성이나 디스플레이의 종류에 따라 같은 색도 사람마다 서로 다르게 인지하는 ‘색 인지 차이’가 발생하는데 LG디스플레이는 이를 평가하는 기준을 최초로 개발해 제시했다.
기존에는 디스플레이의 색 재현력이 좋을수록 색 정확도도 높은 것으로 평가해 시청자 사이에서 발생하는 색 인지 차이를 반영하지 못했다.
LG디스플레이의 ‘색 인지 차이 평가법’은 자연광과 유사한 조명 아래서 7가지 표준 색을 기계로 정밀 측정한 색과 사람이 눈으로 보는 색의 차이를 수치화해 계산하는 방식이다. 차이가 적을수록 일반 시청자들은 원작자가 의도한 색을 정확하게 볼 수 있다.
LG디스플레이의 평가법이 이번에 국제 표준으로 채택되면서 소비자가 보다 정확한 색을 표현하는 디스플레이를 선별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영상 판독이 필요한 의료 업계나 여러 명이 공동 작업하는 영상제작 업계 등 높은 색 정확도를 요구하는 산업 분야에서 업무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새로운 표준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은 색 인지 차이가 업계 최저 수준인 약 10%에 불과해 색 정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고화질 디스플레이는 적녹청(RGB) 화소가 과도하게 강조돼 시세포 민감도에 따라 색 인지 차이를 유발한다. 그러나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은 흰색 유기발광소자가 자연광에 가까운 빛의 스펙트럼을 구현해 이 같은 현상을 완화해준다고 설명했다.
앞서 유장진 LG디스플레이 연구위원은 지난 15일 ‘색 인지 차이 평가법’ 표준 제정을 주도한 점을 인정받아 IEC가 업적이 뛰어난 표준 공로자에게 수여하는 ‘IEC 1906 어워드’를 수상했다.
LG디스플레이는 LG전자, 디즈니 스튜디오랩(StudioLAB)과 함께 오는 12월 일본에서 열리는 컴퓨터그래픽 기술 학술대회 ‘시그라프 아시아(SIGGRAPH ASIA) 2024’에서 색 인지 차이에 관한 공동 연구논문도 발표할 계획이다.
윤수영 LG디스플레이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은 “업계 최고 수준의 고휘도, 무한대의 명암비, 그리고 정확한 색 표현력을 갖춘 LG디스플레이 OLED로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제품과 기술을 지속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