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 ‘2024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

“작년보다 어렵다” 36.5%…더 높아져

“그냥 쉬는 ‘청년백수’ 더 생기나” 대학생 10명 중 3명 구직 ‘포기’
구직자들이 지난 8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4 경기도 KB 굿잡 페스티벌’에서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대졸 청년 구직자들은 작년보다 올해 취업시장의 한파를 더 매섭게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로 인해 10명 중 3명은 구직 활동을 포기한 것으로 집계됐다. 취업을 포기하고 고용시장에서 이탈하는 청년층이 더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한국경제인협회(이하 한경협)가 전국 4년제 대학 재학생 및 졸업자(유예‧예정 포함) 2938명을 대상으로 ‘2024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를 실시한 결과 10명 중 4명(36.5%)은 올해 대졸 신규채용 시장이 ‘작년보다 어렵다’고 응답했다. 이는 지난해 조사에서 ‘작년보다 어렵다’고 응답한 비중(30.3%)보다 6.2%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작년보다 좋다’는 응답 비중(3.2%)은 지난해 조사(3.6%)보다 0.4%포인트 줄어든 것으로 나타나 올해 대졸 취업시장이 작년보다 더 어렵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4학년 재학생 또는 졸업자 10명 중 6명(60.5%)은 구직 기대가 낮은 ‘소극적 구직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극적 구직자 중 의례적 구직 활동을 하고 있는 비중은 30.9%였다. 구직 활동을 ‘거의 안 한다’(23.8%)고 답하거나 ‘쉬고 있다’(5.8%)고 한 비중은 29.7%에 달했다.

적극적으로 구직 활동을 하지 않는 이유로는 ‘자신의 역량·기술·지식 등이 부족해 더 준비하기 위해’(46.7%)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전공 분야 또는 관심 분야의 일자리가 없거나 부족해서’(18.1%), ‘구직활동을 해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할 것 같아서’(14.0%), ‘적합한 임금수준이나 근로조건을 갖춘 일자리가 없거나 부족해서’(10.1%) 순으로 꼽았다.

대학생들은 취업준비 과정의 어려움으로 ‘일자리 부족’(50.8%)과 관련된 응답을 가장 많이 지목했다. 세부 응답을 보면 ▷신입채용 기회 감소(27.5%) ▷원하는 근로조건에 맞는 좋은 일자리 부족(23.3%) ▷실무경험 기회 확보 어려움(15.9%) 순으로 꼽았다.

올해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하고 있는 대학생들은 평균 6.3회 입사 지원했는데 이 중 서류전형 합격 횟수는 평균 1.4회로 서류전형 합격률이 평균 22.2%에 불과했다. 이는 작년 서류전형 합격률(28.3%)보다 6.1%p 낮은 수준이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올해 입사지원 횟수는 ▷1~5회(69.3%) ▷6~10회(13.0%) ▷11~15회(8.4%) ▷16~20회(3.3%) 순으로 나타났다. 서류전형 합격 횟수는 ▷모두 불합격(34.0%)이 가장 높았고, 뒤를 이어 ▷1회(33.0%) ▷2회(13.5%) 순으로 조사됐다.

대학생 10명 중 7명(67.6%)은 취업 준비기간으로 ‘6개월 이상’ 소요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 중 ‘1년 이상’으로 내다본다는 응답 비중은 37.1%에 달했다.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청년층 부가조사에 따르면 올해 5월 기준 청년(20~34세) 미취업자 가운데 1년 이상 장기 미취업청년 비중은 절반이 넘는 54.4%에 달한다. 지난 5년간 3.2%포인트(2020년 51.2% →2024년 54.4%) 증가했다. 특히 ‘쉬었다’고 응답한 20대는 전년 대비 17.9%(6만3000명) 늘어난 41만6000명이었다. 증가 규모는 2021년 1월 이후 46개월 만에 최대치다.

대학생들은 청년 취업난 해소를 위한 정책적 개선과제로 ▷규제 완화 등 기업 고용여건 개선(26.4%)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진로지도 강화, 현장실습 지원 확대 등 미스매치 해소(21.9%) ▷정규직·노조에 편중된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18.2%) 등의 순으로 답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다수의 청년들이 구직 의욕을 잃거나 원하는 일자리를 찾지 못해 적극적인 구직활동에 나서지 않고 있다”며 “청년들이 원하는 양질의 일자리 확대를 위해 규제혁파,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등 기업활력 제고와 고용여력 확충에 힘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