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3일 구미역 일대서 라면대축제
먹을거리·즐길거리 풍성…인파 가득
도심으로 장소 이동…접근성 더 높여
[헤럴드경제(구미)=전새날 기자] “가격보다 맛에 반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튀긴 제품이라는 말을 듣고, 정신없이 담다 보니 이렇게나 많이 샀습니다.”
지난 1일 찾은 경북 구미역 일대.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거리는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 구미시는 ‘세상에서 가장 긴 라면레스토랑’을 주제로 구미역 앞에 475m 길이의 라면 거리를 조성했다. 이날부터 3일까지 구미 도심 곳곳에서 ‘2024 구미라면축제’가 열린다.
방문객의 대기 줄이 길어던 곳은 라면 판매 부스였다. 대표 제품인 신라면부터 짜파게티, 너구리, 안성탕면, 신라면 툼바까지 라면이란 라면은 다 모였다. 하지만 같은 라면이 아니었다. 어디서나 만날 수 있지만, 특별한 이유는 바로 ‘생생함’에 있었다. 공장에서 당일 생산한 따끈따끈한 제품이라는 점이다.
축제에서 선보인 ‘갓 튀긴 라면’은 인근의 농심 구미공장에서 조달한다. 1990년 설립된 농심 구미공장은 연간 8000억원 규모의 식품을 생산해 국내외로 공급하고 있다. 라면과 스낵 등 42종의 제품을 생산한다. 특히 국내 신라면 생산량의 약 75% 이상을 차지한다. 신라면 생산지의 심장이다. 전 공정의 자동화 시스템은 기본이다. 고속 생산 체계까지 갖춰 분당 약 600개에 달하는 신라면을 생산한다.
‘구미라면축제’의 기획은 구미시가 했지만, 주인공은 농심이다. 국내 최대 라면 생산공장인 농심 구미공장을 품고 있다는 점이 출발점이었다. 행사는 지난 2022년 시작해 올해 3년을 맞았다. 농심은 라면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했다. 관광객 방문을 유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까지 얻었으니 ‘매운 맛’으로 일석이조 효과를 얻은 셈이다.
이번 구미라면축제의 테마는 세 가지다. 콘텐츠는 45개에 달한다. 구미역을 기준으로 구리라면공작소·농심팝업스토어를 선보이는 ‘라면문화로드’가 대표적이다. 라면 식음존 ‘후루룩라운지’, 각종 라면을 살 수 있는 ‘라면레스토랑’ 등 다양한 부스가 거리를 채웠다.
‘바가지’도 없었다. 구미시는 대표 맛집 15개 메뉴들을 1만원 이하 가격대로 책정했다. 윤성진 구미라면축제 총괄기획단장은 “푸드디렉터가 식재료 원가를 계산해 가격을 정했다”라며 “궁극적인 목표는 K-푸드 핵심 콘텐츠인 라면을 산업·지역과 연결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구미하면 ‘맛있는 라면’이 떠오르도록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라면 축제의 성공 가능성은 곳곳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김상훈 농심 구미공장장은 “작년 3일간 열었던 라면 축제에서 방문한 이들이 10만명 정도였다”며 “타지역 방문객 비율이 36%였고, 소비금액이 전후 일주일 대비 17% 상승하는 효과를 봤다”고 설명했다.
실제 평일에도 방문객이 가득했다. 경북 칠곡에서 친구와 방문했다는 김명기(26) 씨는 “라면 축제가 처음 열렸을 때도 방문했었는데, 규모가 더 커졌다”라며 “부스도 많아지고, 참여하는 콘텐츠가 늘어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구미 지역 주민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경북 구미에서 태어났다는 정모(40)씨는 “농심 공장은 구미의 자랑 중 하나”라며 “라면 축제 덕분에 모처럼 구미가 활기를 띄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라면 축제가 더 유명해져서 구미 경제가 더 활성화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구미시는 향후 기업과 산업, 관광으로 지역을 살리는 축제로 거듭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김장호 구미 시장은 “타지 방문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해 도심으로 축제 장소도 옮겼다”라며 “앞으로 국제적인 라면 축제로 발전시켜 보고 싶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