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생산자물가지수, 공산품 중심으로 2개월 연속 떨어졌지만

먹거리 오름세 여전…8월 73% 뛴 배추, 9월에도 61% 올라

떨어지지 않는 장바구니 물가에 농림수산품 지수 ‘역대 최고치’

금값 된 배추, 또 61% 올라…먹거리 생산물가 역대 최고치 경신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전반적 생산자물가가 2개월 연속 하향 안정됐지만, 먹거리 물가 상승세는 전혀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등이 크게 오르면서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지수는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장바구니 물가가 안정되지 못하면서 서민이 체감하는 부담은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2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생산자물가지수에 따르면 9월 생산자물가는 농림수산품 등이 올랐으나 공산품 등이 내려 전월대비 0.2% 하락했다. 이 지수는 지난 7월 119.56으로 반등했고, 다시 8월 들어 하락세로 전환한 뒤 9월까지 2개월 연속 떨어졌다.

전년동월대비로는 1.0% 상승하여 전월(1.6%)보다 상승폭이 축소했다. 한은의 소비자물가 등락 목표치가 2.0%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안정적인 수준까지 이르렀다. 생산자물가는 통상 소비자물가에 선행한다.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공산품 생산자물가가 안정된 영향이 컸다. 공산품 생산자물가는 석탄및석유제품(-6.3%) 및 화학제품(-1.2%) 등이 내려 전월대비 0.7% 하락했다. 서비스 생산자물가도 음식점및숙박서비스(-0.4%) 및 운송서비스(-0.5%) 등이 내려 0.2% 하락했다.

양나경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국제유가 하락 폭이 전월 대비 5.3%에 이르렀다”며 “그래서 석탄 제품과 화학 제품 등의 하락 폭이 컸다”고 강조했다.

다만, 먹거리 생산자물가는 오름세가 전혀 꺾이지 않았다.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는 농산물(5.7%) 및 축산물(8.2%)이 올라 전월대비 5.3% 상승했다.

특히 김장철을 앞두고 배추 생산자물가가 크게 뛰었다. 9월까지 이어진 폭염이 영향을 미쳤다. 배추 생산자물가는 전월대비 61.0% 상승했다. 배추는 8월에도 73.0%나 뛰었는데, 9월에도 거센 오름세를 기록했다. 토마토(51.1%), 돼지고기(16.1%), 쇠고기(11.2%) 등도 상승 폭이 컸다. 이에 농림수산품 생산자물가지수는 9월 125.81로 통계 작성 이후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양 과장은 “이번 농림수산품 지수는 역대 최고 지수”라며 “농산물의 경우에는 지속된 폭염으로 채소류 쪽으로 영향을 많이 받았고, 배추 뿐만 아니라 상추 같은 경우에도 고온으로 생육이 부진하고 침수 피해가 있어 상승 폭이 컸다”고 설명했다.

전력·가스·수도및폐기물 생산자물가도 주택용전력(13.9%) 및 산업용도시가스(0.8%) 등이 올라 전월대비 0.9% 상승했다.

특수분류별로는 식료품이 전월대비 2.6%, 신선식품은 6.5% 상승했다. 에너지는 1.3%, 정보통신(IT)는 0.3% 하락했다. 식료품및에너지이외는 0.3% 떨어졌다.

수입품까지 포함해 가격 변동을 측정한 국내 공급물가지수는 9월 전월대비 0.8% 하락했다. 최종재(0.1%)가 상승했으나 원재료(-3.5%) 및 중간재(-0.8%)는 하락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0.8% 상승했다.

국내 출하에 수출품까지 더한 9월 총산출물가는 전월대비 0.7% 하락했다. 농림수산품(5.2%) 등이 상승했으나 공산품(-1.3%) 등은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하면 1.1%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