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 74㎡ 12억원대 거래
대출규제 조여도 신고가 경신
[헤럴드경제=박자연 기자]지난달부터 스트레스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2단계 시행으로 대출규제가 강력해지고 있는 가운데 지방 아파트도 매매가 하락 영향을 받는 중이다. 이같은 상황에도 지방 학군지는 의대 정원 확대 등으로 매매 신고가를 다시 쓰거나 기존 최고가와 비슷한 수준에서 거래되는 모습이다.
1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구광역시 대표 학군지인 수성구 범어동에 위치한 힐스테이트범어(2020년 준공)는 지난달 두 차례 연속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전용 74㎡가 14일 12억 2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신고가인 11억 7000만원 대비 5000만원 뛰었고, 얼마 후인 29일에는 같은 평형이 12억 6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대전광역시 대치동이라고 불리는 서구 둔산동의 크로바(1992년 준공)도 지난달 11일 전용 114㎡가 14억4000만원에 거래돼 올해 가장 높은 가격에 손바뀜됐다.
광주광역시에서 학원가 밀집한 학군지 남구 봉선동도 한국아델리움2단지(2006년 준공) 전용 129㎡ 역시 지난달 8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이는 직전 최고가(15억2000만원)보다 1억7000만원이나 뛴 금액이다.
지방 학군지 선전에는 의대 정원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앞서 정부는 27년만에 4000여명 수준으로 의대 대입 정원 수를 늘리고 지역인재 전형도 확대하기로 했다. 대구 범어동에서 영업하는 한 공인은 “의대 정원 확대와 이사철을 앞두고 좋은 학군을 찾아오고 싶어 하시는 손님들의 매수 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다만 지역 인재 전형으로 인해 학군지 외 곳을 찾는 학생들도 나타나고 있다. 대전시에 거주하는 고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는 “분위기는 확실히 학군지가 좋지만, 최근 의대 지역인재 전형을 고려해 아예 교외지역으로 빠지는 전교권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지난달부터 2단계 스트레스 DSR을 시행 중이다.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관리하기 위해 은행권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 제2금융권 주택담보대출 금리에 각각 가산금리 0.75%p(포인트)를 적용하는 규제로, 결과적으로 받을 수 있는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것이다. 실제 이달 10일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573조8853억원으로, 지난달 말(574조5764억원)과 비교해 약 6900억원이 감소했다.
대출 규제 등 영향으로 지방 아파트 매매가는 줄곧 하락하는 중이다. 한국부동산원의 10월 첫째주 주간아파트 가격동향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01% 올랐지만 상승폭은 4주 연속 둔화세를 기록했다. 지방 아파트는 지난주에 이어 -0.02% 하락폭을 유지했고, 5대광역시의 경우 -0.03%에서 -0.05%로 하락폭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