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반감기 후 5달째 접어든 비트코인

1~3차 반감기는 직전 조정겪고 상승

6개월 뒤 공통적으로 강세

다만 현물ETF 日자금 반감기수급 압도

‘트럼프와 동조화’ 美대선 변수도 좌우

“비트코인 ‘4년 주기론’ 기대감 벗어나야”

비트코인 ‘반감기 6개월 상승공식’…이번에도? 이번만은?  [투자360]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비트코인이 반감기 5개월 째에 접어들고 있지만 아직 상승효과는 제한적인 흐름이다. 앞선 세 차례 반감기에서는 직전 조정기를 겪은 후 6개월 뒤 공통적으로 상승장을 나타냈다. 다만 이번 반감기는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 따른 수급 변수가 생겼고 하반기 최대 모멘텀인 미국 대선기라는 차이가 있다. ‘반감기=호재’라는 기존 인식을 깨야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비트코인은 지난 4월 20일께 4차 반감기에 접어든 후 오는 19일 5개월을 앞두고 있다. 반감기란 비트코인 채굴 보상이 절반으로 줄어드는 시기다. 공급이 감소하지만 수요가 그대로일 경우 이론상 가격이 오르는 시점이다. 반감기 효과는 반감기 당일만이 아닌 장시간에 걸쳐서 누적돼 나타난다. 비트코인은 총 33번의 반감기를 겪도록 설계됐다. 비트코인의 수량을 2100만개로 제한하기 위한 규칙이다.

앞선 1~3차 반감기를 보면 반감기 직전 가격이 감소하는 조정을 겪은 후 상승하는 패턴을 나타냈다. 반감기마다 하락기와 상승기 시점에 차이는 있지만 큰 흐름은 동일하게 적용됐다.

비트코인은 1차 반감기(2012년12월28일) 두 달 전(2012년10월3일~10월25일) 약 3주가량 21.2% 하락했다. 그러나 반감기 보름 후(2013년 1월16일) 종가 기준 14.7달러였던 시세는 3달 뒤(2013년4월9일) 230달러까지 올라 1464%가량 급등했다.

2차 반감기(2016년7월11일) 직전 조정기를 겪고 상승하는 패턴을 보였다. 2차 반감기 한달 전(2016년6월19일) 종가 기준 761달러였던 비트코인은 646.7달러(2016년7월11일)까지 약 15% 떨어졌다. 이후 횡보하던 비트코인은 5개월 뒤(2016년12월1일)부터 반등조짐을 보이며 상승기를 맞았다. 이 시기 756.2달러였던 가격은 6개월 뒤(2017년6월11일) 2973.4달러까지 오르며 293% 급등했다.

3차 반감기(2020년5월4일)를 앞두고도 큰 폭의 하락기를 겪었다. 반감기 세달 전(2020년2월18일) 1만158.4달러였던 가격은 한 달 만에(2020년3월12일) 4826달러까지 급락하며 52.5% 하락했다. 반감기 후 소폭 오르며 1만 달러를 회복한 비트코인은 6개월 뒤(2020년11월3일) 1만4000달러대에 진입했고 이후 두 달 만에(2021년 1월8일) 4만599.3달러로 190% 급등했다.

세 번의 반감기에서는 공통적으로 6개월 뒤 가격 상승 흐름을 보였다. 1·2·3차 반감기 기준 6개월 뒤에 각각 942%(1차), 39%(2차), 85%(3차) 상승률을 기록했다.

4차 반감기 이후 5개월에 접어들지만 가격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가상자산 시황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이번 반감기 시작일(오전9시기준·6만2851달러) 가격 대비 13일(오전9시기준·5만8113달러) 가격은 8.99% 하락했다.

4차 반감기도 마찬가지 직전에 조정기를 겪었다. 반감기 한 달 전(3월14일·7만3079달러) 대비 직전(4월18일·6만1275달러) 가격은 16.15% 감소했다. 이후 단기(4월24일·6만6408달러)적으로 8.49% 증가했다. 그러나 이후 9일 만에 5만8000달러 선까지 떨어지며 다시 급락했다. 한때(5월21일·7만1443달러) 전고점(3월14일·7만3079달러)에 근접하기도 했지만 9거래일(7월28일~8월6일) 만에 20.38% 급락하는 변동성을 보이며 불안정한 흐름을 나타냈다.

역대 반감기에서 공통적 상승장을 그렸던 ‘반감기 후 6개월’ 시점은 아직 한 달 가량 남았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반감기는 다르게 봐야한다고 분석한다. 우선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후 첫 반감기다. 일각에선 현물 ETF는 반감기 효과를 압도하는 변수라고 분석한다. 반감기에는 비트코인 채굴이 하루 약 900개에서 약 450개로 줄어든다. 450개를 최근 가격(5만8000달러)로 계산하면 2610만 달러다.

반면 지난달 이후 현물 ETF에서 주당 1억700달러 유출을 보이고 있다. ETF 상품으로 자급 유출입 규모가 반감기에 따른 수급 조절 규모보다 3.8배가량 많은 것이다. 금융정보 플랫폼 파사이드 인베스터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2일 기준 직전 2주 동안 미 증시에 상장된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에서 9일에 걸쳐 자금이 유출됐다. 특히 지난 3일에는 11개 ETF에서 2억878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하반기 최대 모멘텀으로 꼽히는 미국 대선도 주요 변수다. 비트코인은 친(親)가상자산 대통령을 표방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과 동조화를 보이고 있다. 여론조사상 앞서고 있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이 아직 직접 가상자산 정책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기대와 경계심이 혼재하는 양상이다. 해리스 대선후보 캠프 측에서 친 가상자산으로 해석될 수 있는 발언이 나왔지만 트럼프 전 대통령만큼 강력한 지지책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일각에서는 해리스 부통령이 신중한 입중을 유지하면서 향후 집권 시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주도하는 규제 정책이 이어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IB)인 번스타인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해리스 부통령이 집권할 경우 비트코인은 5만달러에 형성된 가격 방어선이 무너질 것으로 봤다. 지난해 말 수준인 3만~4만달러선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 당선 시 규제 완화 등에 대한 기대감에 비트코인 가격은 올해 안에 8만~9만달러까지 치솟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는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방향으로의 정책 변화와 규제 개선 여부 등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에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스탠다드차타드(SC)도 최근 보고서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 승리 시 15만달러 상승을 예상했다.

대선과 현물 ETF 수급이 변수로 떠오르면서 순수 반감기 효과는 제한적이라는 분석이다. 블록체인 기업 투자사인 아웃라이어 벤처스는 이달 초 보고서를 통해 “비트코인이 지금껏 진행된 반감기 가운데 최악의 가격 성과를 보이고 있다”면서 “기업가와 투자자들이 이제 비트코인 ‘4년 주기론’의 기대감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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