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투자로 성장성 높은 '인도'에 투자 인기
“어린이펀드로 '알뜰' 증여 챙기는 개미 부모들”
[헤럴드경제=유혜림 기자] "엄마아빠가 잘 갖고 있다가 나중에 돌려 줄게."
자녀가 친척들로부터 받은 추석 명절 용돈을 모아서 목돈을 만들어볼 수 있을까. 최근 재테크 커뮤니티에선 미성년 자녀 명의의 소수점 주식 투자에서부터 어린이 펀드까지 부모들 사이 정보 공유가 활발하다. 특히 어린이펀드는 증여세 절감뿐만 아니라 자녀가 성인이 됐을 때 대학등록금, 결혼자금 등 종잣돈으로 활용할 수 있어 관심이 크다. 이 중에서도 성장성이 높은 인도 지역에 투자한 어린이펀드가 최고 10%를 넘는 수익을 내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 것으로 나타났다.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2일 현재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설정액 10억원 이상 어린이펀드는 22개로 전체 운용자산(AUM)은 5261억원에 달한다. 올해 운용 성적이 양호한 상품은 '미래에셋우리아이친디아업종대표펀드'로 연초 이후 12.7%의 수익률을 거뒀다. 인도 2위 민영은행인 ICICI은행 등 인도와 중국 지역 등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같은 기간 '신한 엄마사랑 어린이 이머징아시아 펀드'도 5.91% 수익률을 기록, 인도 증시 수혜를 누렸다.
어린이펀드는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하기 때문에 5년 이상 장기 성과로 매해 꾸준히 수익을 내고 있는 펀드들을 주목해볼 만하다.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의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의 최근 5년간 수익률은 2배에 달한다. 이 펀드는 자산의 60% 이상을 가치투자 운용철학에 따라 국내 주식에 장기 투자하는 구조다. 삼성전자(비중 20.63%)를 필두로 전 세계적인 '불닭볶음면' 열풍에 힘입어 올해 상반기 폭등했던 '삼양식품(7.85%), K-뷰티 수혜주로 꼽히는 클리오(4.60%) 등이 담겼다.
어린이 펀드를 통해서는 절세 효과도 누릴 수 있다. 만 18세 미만 미성년 자녀 명의 펀드 계좌에 납입한 금액은 10년마다 2000만원까지 세금 없이 증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출생 직후 가입하면 만 20세까지 최대 40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을 받는 셈이다. 지난 2월 실시된 KCGI자산운용의 설문 결과에 따르면, 자녀에게 용돈 대신 '펀드'를 선물하고 싶다는 응답 비중이 과반(62%)을 넘어섰다는 것으로 조사됐다.
조금이라도 더 많은 금액을 증여하기 위해 '유기정기금 증여’ 방식을 활용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정해진 기간 일정 금액을 분할해 증여하겠다고 신고하는 방식인데, 이 경우 연 3% 추가 할인율이 적용돼 증여세 공제 금액이 늘어난다. 예컨대, 10년간 2000만원에 할인율을 적용하면 증여할 수 있는 금액은 총 2268만원으로 늘어난다. 10년간 매월 18만9000원씩 증여하면 한 번에 증여하는 것보다 268만원을 더 줄 수 있는 셈이다.
또 신고 이후 발생한 수익에는 과세되지 않는다는 장점도 있다. 연평균 7%의 수익률을 낸 펀드에 매달 18만9000원을 납입하면 원금 2268만원이 10년 뒤 3271만원으로 불어난다. 20년 납입 시 평가 금액은 9800만원(원금 4536만원)이 된다.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둔다면 자녀 명의의 연금저축계좌를 개설해 펀드에 투자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