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내가 죄 짓고 살지 말라 그랬지.” (베테랑2 주인공 황정민 대사中)
‘영화 명가’ CJ ENM이 내달 13일 개봉 예정인 ‘베테랑2’ 띄우기에 한창이다. 올해 상반기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영화·드라마 부문 영업손실이 전 분기보다 늘어나는 등 어려움을 겪으면서 1000만 관객을 동원했던 베테랑의 후속작에 기대를 거는 모양새다.
그도 그럴 것이 올해 상반기 CJ ENM이 배급한 영화 중 흥행작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영화는 단 ‘하나’에 불과했다. 영화 명가의 위상 자체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23일 영화진흥위원회(영진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흥행작 상위 10위에 랭크된 영화 중, CJ ENM이 배급한 영화는 외계+인 2부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흥행은 폭망한 수준이다. 손익분기점이 700만명으로 알려진 외계+인 2부는 143만명 동원에 그쳤고, 매출도 138억원에 불과했다.
지난달 12일 개봉했던 故 이선균 배우 유작인 ‘탈출: 프로젝트 사일런스(탈출)’도 마찬가지였다. 순 제작비 185억원, 탈출 손익분기점 400만명인 탈출의 성적표는 매출 67억원, 관객 68만명에 그쳤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득세만으로는 설명이 안 된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쇼박스는 파묘(관객 1191만명·매출액 1151억원), 시민덕희(171만명·162억원) 등 상위 10위 중 두 가지 영화를 배급했고, 에이비오·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는 범죄도시4(1150만명·1100억원)을 내놓으며 대박을 쳤다.
배급한 영화의 흥행 참패는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됐다. CJ ENM은 올해 2분기 매출 1조1647억원, 영업이익 353억원을 공시했으나, 영화·드라마 부문 영업손실은 182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178억원 적자에서 약 4억원 늘어난 수치다.
최근에는 배우 최민식 등 영화 티켓 가격(1만5000~1만7000원) 논란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CJ ENM 관계자는 “전작인 베테랑이 1000만 관객을 동원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베테랑2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