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북한군 이미 우크라 진입”

美 당국자 “아직 확증할 수 없어”

윤석열 대통령은 30일 저스틴 트뤼도 캐나다 총리와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실제 전선 투입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이루어질 수 있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3면

윤 대통령은 이날 트뤼도 총리와 통화에서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면서 “한국과 캐나다가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하고 단합된 대응을 이어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 정상은 통화에서 양국 간 안보·방산 협력, 북한의 러시아 파병 문제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이에 트뤼도 총리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으로 우크라이나 전쟁이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이는 유럽과 인태지역 안보 전반에 영향을 줄 것인 만큼, 양국이 긴밀히 공조하며 대응해 나가자”고 답했다.

이날 또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일부가 이미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침투했다는 서방 정보당국의 전언이 나왔다.

미 CNN은 29일(현지시간) 두 명의 서방 정보당국자를 인용해 “소수의 북한군이 이미 우크라이나 내부에 침투했다”면서 “당국자들은 북한군이 러시아 동부에서 훈련을 마치고 최전선으로 이동하게 되면 침투 병력 규모도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한 당국자는 “상당수의 북한군이 이미 작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는 이와 관련해 미 정부는 해당 사항을 아직 확증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CNN은 덧붙였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도 우크라이나 고위 정보당국자를 인용, 3000여명의 북한군이 러시아의 극동 지역에서 서부 쿠르스크 지역으로 비밀리에 이동했으며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50㎞ 떨어진 병영에 배치됐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당국자는 이들 가운데 특수부대는 수백명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날 우리나라 국가정보원은 비공개 국정감사에서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중 고위급 장성 등을 포함한 일부 병력이 전선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확인했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가 ‘북한군 3000여명이 격전지인 쿠르스크에서 훈련 중’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아직은 확정적으로 이동했다고 답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북한이 러시아에 올해 12월까지 총 1만900명을 파병할 것으로 전망했다.

미 국방부와 국무부 역시 북한이 훈련을 위해 러시아에 병력 약 1만명을 파견했으며 그중 일부는 이미 우크라이나 쪽으로 더 가깝게 이동했다고 확인했다.

CNN은 “북한군이 러시아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아직 미지수”라면서도 “소식통에 따르면 파병군의 많은 숫자가 특수부대며 정보 분석에 따르면 북한 정부는 파병군이 러시아 정규군보다 더 잘 훈련돼 있어 전투력에서 우월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북한군은 한국전쟁 이후 70년 넘게 실전 경험이 전무하고, 대규모 파병을 결정한 이유에는 전투 경험 확보 차원도 포함됐다는 것이 당국의 분석이라고 CNN은 부연했다.

당국은 또 전장에 투입된 병사 중 일부의 탈영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으며 러시아와 언어 장벽도 매끄러운 전투에 걸림돌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현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