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여야 공통 토론회

여야 싱크탱크 한자리에

예산 전쟁 전운 속 ‘저출생 예산’에 머리 맞댄 여야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오른쪽)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초저출생 예산, 어디에 쓰고 어떻게 마련할까’를 주제로 열린 여야 공동토론회에서 인사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여야와 정부가 머리를 맞댔다.

대한민국전환과미래포럼과 여의도연구원·민주연구원은 30일 오후 국회에서 ‘초저출생 예산, 어디에 쓰고 어떻게 마련할까’를 주제로 여야 공동토론회를 개최했다. 포럼 대표의원은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과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으로, 특히 이번 행사엔 여야 싱크탱크가 한자리에 모이는 이례적인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토론회에는 추경호 원내대표를 비롯한 안상훈·유상범·박수영·조은희 의원 등 국민의힘 의원들과 정성호·송옥주·박홍배 민주당 의원 및 이한주 민주연구원장도 함께했다.

박홍근 의원은 이날 축사에서 “이 주제는 이미 우리가 때를 놓쳤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여야를 넘어 역대 정부를 통틀어 아쉬운 점 중 하나”라며 “20년 가까이 400조원 가까운 예산을 쏟아부었지만 실체 출산율 개선에 효과를 못 보였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생애 주기별로 우리가 초저출생 해결을 위한 제대로 된 처방을 갖고 있냐가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우리가 어떻게 보다 예산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대안을 만드느냐가 이 문제를 푸는 핵심 열쇠”라고 강조했다.

이어 “연말 예산 심사에서부터 들여다보고 또 예산뿐 아니라 혹시 법안을 통해서 뒷받침할 일이 있으면 적극 하겠다”며 “정부가 마침 관련 부처를 만든다고 하니 이런 문제를 포함해서 협조할 일에 적극 협조하며 힘을 모아 국가적 난제를 풀어나가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추경호 원내대표는 축사에서 “여태까지 재원 투입이 많이 됐는데 우리 출생률 결과치는 참담할 정도”라며 “지원이나 인센티브도 중요하지만 또 하나는 인식과 문화적 요인도 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추진 중인 ‘인구전략기획부’ 신설을 위한 정부조직법 개정에도 힘을 보태달라고도 민주당에 요청했다. 추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도 전향적 검토를 하겠단 큰 틀의 말씀을 주셨고 별 쟁점이 없으니 출범해서 일할 수 있도록 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진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이영숙 보건사회연구원 사회보장재정연구센터장은 저출생 대책 재원 마련을 위한 “부가세 방식, 특정 세목의 목적세 부과”를 제안했다. 그는 “많은 국가가 사회보험과 조세를 결합해 출산과 육아급여를 보장한다”며 “(한국도) 사회보험이나 조세 기반의 목적세를 기반으로 해서 추가적인 방안을 고민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경수 여의도연구원 연구위원은 저출생 대응을 위한 추가 재원으로 “10년 단기 한시적 목적세 운영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저출생 대응 특별회계’를 신설하고, 저출생 예산을 재구조화하되 부족한 재원에 한해서는 증세를 제안했다.

채은동 민주연구원 연구위원은 결혼·출산지원금 등 “민주당의 저출생 공약을 지키려면 매년 20조원 이상의 추가적인 재원이 필요하다”면서 증세를 위한 국민 설득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학령인구 감소로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재조정해 0~18세까지 월 10만원씩 적립해 주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