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단 이래 한반도 및 동북아 최대 전략적 지형 변화 나타날 수도”
북한 군인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 파병을 단행하면서 러시아와 군사동맹 구조를 강화해 ‘한미 대 러북’ 동맹 블록이 가시화된다면 분단 이래 한반도 및 동북아에서 최대 전략적 지형의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이 나왔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 선임연구위원은 29일 발간한 온라인 시리즈 ‘북한의 우크라이전 파병의 전략적 의도와 향후 전망’에서 “한미동맹의 통합억제력에 대응한 러북 군사동맹에 입각해 협력을 가시화한다면, 동북아 및 한반도 안보 정세의 불안정성은 한동안 크게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어 “파병에 대한 중국과의 사전 교감과 양해 여부, 러북 군사동맹에 대한 중국의 전략적 판단에 따라 한반도 및 동북아 전략적 구도, 러북 동맹의 수준에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홍 위원은 북한군이 사단급 병력까지 파견될 경우 이에 상응하는 러시아의 반대급부가 군사적 형식으로 빠르게 제공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정찰 및 항법위성 운용, ICBM 재진입 기술 확보, 핵잠수함 건조 능력 제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술 제고, 미국 및 한국의 스텔스 전투기나 정밀타격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는 대공미사일 등에 대한 기술협력에서 일정한 진전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홍 위원은 “북한에 대한 핵심기술 협력으로 핵미사일 기술이 신장돼 한미에 대한 억제력이 향상될 경우, 한미도 여기에 대응한 보다 강화된 억제력을 필요로 하게 되면서 결국 한반도에서 안보딜레마가 더욱 가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상군 병력을 대규모로 파병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번 특수작전 군 파병을 통해 전투 현장에서의 실전 능력을 배양하고 향후 북한 내 재래식 전력 제고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분석된다.

사단급 정예병력이 파병으로 빠지면서 북한은 당분간 한반도에서 국지전이나 위기를 조성하기보다는 상황을 관리하는 데 초점을 맞출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홍 위원은 “한반도 및 유럽의 긴장 수위를 높이는 파병 이슈를 희석화하기 위해 미국 및 한미의 대북한 군사위협을 과장하며 대남 단절 모드를 향후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