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즈볼라 반격 막는다는 명분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이스라엘이 친이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를 상대로 지상전을 시작한 지난달 이후 12개 가량의 레바논 남부 국경 마을이 초토화 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민간 위성 서비스 플래닛 랩스가 제공한 위성사진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2세기 이상 주민들이 살던 마을이 사라졌다고 28일(현지시간) 로이터가 보도했다.
레바논 관계자는 이스라엘군이 헤즈볼라의 반격을 막는다는 명분으로 레바논의 전략적 요충지에 해당하는 마을을 차례로 제거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진에는 레바논 남동부의 크파르켈라에서 시작해 남쪽으로는 마이스 알자발을 지나 서쪽으로 유엔 평화유지군 기지가 위치한 라부네 마을의 모습이 담겨 있다.
마이스 알자발의 시장인 압둘모넴 추케아르는 “수백년 된 아름다운 오래된 집들이 수천 발의 포탄과 공습으로 사라졌다”고 말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이달 24일 레바논 남부에서 3200개 이상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남부 레바논 마을을 공격하는 이유로 “헤즈볼라가 민간 마을에 무기와 폭발물, 차량을 숨기고 요새화 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헤즈볼라는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거나 무기를 저장하는 데 마을을 사용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레바논 주민들도 이스라엘 측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
레바논의 한 군 인사는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이스라엘이 2006년 레바논 남부에서 벌어졌던 헤즈볼라와의 지상전에서 교훈을 얻었다”며 “이스라엘군은 더 자유롭게 레바논을 이동할 수 있도록 마을을 공격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위성 사진을 보면 레바논 남쪽에 있는 마이스 알자발 마을은 갈색 모래처럼 보인다. 로이터는 폭격으로 마을 건물들이 완전히 평평해진 것이라며 지난해 같은 달 촬영된 이미지에는 주택이 밀집한 모습이 명확하게 보였다고 지적했다.
레바논 정부는 지난해 가자 전쟁 이후 시작된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최소 120만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2600명 가량이 사망했는데 대부분 지난 한달 동안 일어난 일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