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가상자산 대장주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억(億)트코인(비트코인 개당 1억원 선)’ 고지를 눈 앞에 뒀다. 미 대선을 앞두고 가상자산으로 자금 유입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데다, 상대적으로 가상자산에 더 우호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우세를 점치는 분석에 힘이 실린 덕분으로 평가된다.
29일 국내 최대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오전 7시 10분 현재 비트코인 가격은 9749만8000원을 기록 중이다. 24시간 전에 비해 2.83% 상승한 수준이다.
앞서 비트코인 가격은 지난 3월 개당 1억원 선을 처음 돌파한 바 있다. 9월 초 7000만원대 초반까지 밀리며 6개월간 조정을 받았다. 이후 상황은 반전되기 시작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빅컷(한 번에 기준금리 50bp(1bp=0.01%포인트) 인하)’을 전후로 전반적인 유동성이 늘면서 비트코인 가격이 8000만원대로 들어서더니 10월 중순 이후엔 상승 폭을 더욱 확대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에서 비트코인 가격은 ‘7만달러’ 선을 지난 6월 7일 이후 4개월 만에 넘어섰다.
같은 시각 글로벌 가상자산 시황중개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1개당 가격은 7만125.96달러를 기록했다. 24시간 전에 비해 3% 상승한 수준이다.
내달 5일 치러지는 미 대선을 앞두고 가상화폐로 자금 유입이 빨라지고 있다. 가상자산 자산운용사 코인셰어즈에 따르면 지난 한 주간 디지털 자산으로 유입된 순유입액은 9억1000만달러에 달했다.
이로써 올해 연간 유입액은 2021년의 약 3배인 270억달러로 증가했다. 2021년은 지난 3월 이전 비트코인이 최고가를 기록했던 해이다.
옵션 거래자들은 대선에서 누가 승리하든 11월 말까지 비트코인이 사상 최고치인 8만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베팅을 늘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그러나 비트코인 가격은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당선에 더욱 기대를 거는 모습이다.
같은 시간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띄우는 도지코인은 11.14% 급등한 0.16달러를 나타냈다.
유세장 연설 등 트럼프 전 대통령에 대한 공개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머스크는 2021년부터 ‘도지 파더’를 자처하며 도지코인을 밀고 있다.
코인셰어즈의 리서치 책임자인 제임스 버터필은 “현재 비트코인 가격과 흐름은 미국 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도 “최근 자금 유입은 공화당의 여론조사 상승과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1억원 고지에 오를 수 있단 전망이 나오면서 캐나다 출신 유명 스타크래프트 프로게이머로 이름을 알렸던 방송인 기욤 패트리의 비트코인 투자가 다시 관심을 끌고 있다.
앞서 기욤 패트리는 지난 2021년 유튜브 채널 ‘354 삼오사’에 출연해 “비트코인이 100만원도 안 됐을 때 샀다”면서 “비트코인은 빨리 올라가고 빨리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한 번에 많이 투자하는 것보다 불안하지 않은 금액으로 넣고 10년 동안 가지고 있으면 된다. 여윳돈 생기면 조금씩 사는 걸 추천하며, 수수료 문제로 사고팔고 (자주) 하는 것은 좋지 않다”고 자신의 투자법에 대해 말한 바 있다.
1년 뒤 방송된 JTBC '아는 형님'에서도 기욤 패트리는 “5년 전에 (비트코인에) 투자했다. 지금은 많이 떨어졌지만 그래도 한 30배는 넘는다. 한창때는 100배까지갔다”고 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