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한식 컨퍼런스’
농림축산식품부·한식진흥원 주관
‘한식의 미래’ 주제로 전문가 발표
“글로벌 한식 방향은 교육이 핵심”
[헤럴드경제=육성연 기자] 전 세계적으로 한식의 영향력이 높아진 가운데 K-푸드의 글로벌 브랜딩 전략을 공유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지난 25일 서울 성북구 삼청각에서는 농림축산식품부와 한식진흥원 주관의 ‘2024 한식 컨퍼런스’가 열렸다. 글로벌 셰프들과 미식 전문가가 모여 ‘한식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와 토론을 벌였다. 이날 자리에는 외식업계 관계자 등 200여 명이 참석했다.
컨퍼런스는 ‘한국의 장(醬) 문화’, ‘미래 인재 양성’, ‘글로벌 한식 비즈니스’ 등 3가지 주제로 이뤄졌다. 첫 번째 세션에서 강민구 ‘밍글스’ 오너 셰프는 전통 장을 디저트에 활용하는 방법을 소개했다. 강 셰프는 “한국의 품질 좋은 소금이 장 문화의 발달로 이어졌다”며 “우리나라의 장은 대두, 밀, 보리 등을 넣는 일본과 다르게 대두 하나로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는 메주를 만드는 독특한 제조 과정이 일본 장 문화와 차이점이라고 강조했다. 강 셰프는 “한국은 메주를 자연건조해 발효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바실러스 등 다양한 미생물들이 장에 녹아들어 일본 장보다 더 깊고 풍부한 풍미를 낸다”고 했다.
강 셰프의 ‘밍글스’에서는 디저트에도 전통 장을 활용한다. 유제품에 간장을 넣은 어란을 얹고, 프랑스 디저트 크림 브륄레엔 된장을 사용한다. 전통 강정인 튀밥에는 고추장을 넣기도 한다. 강 셰프는 “달콤한 맛에 전통 장의 짭짤하고 매콤한 맛이 더해지면 더 복합적인 풍미의 디저트가 탄생된다”고 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미국의 대표 요리학교 CIA의 양종집 교수가 전문 교육기관을 통한 한식 분야의 인재 양성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CIA 학생 337명에게 자체 설문조사를 한 결과, 95%가 한식 교육에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면서 “한식의 글로벌화는 개별 레스토랑의 성과도 중요하지만, 전문 교육부터 시작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 패널토론의 주제는 한식의 글로벌 경쟁력 방안이었다. 미국 뉴욕의 유명 한식당 ‘아토믹스(Atomix)’의 박정현 셰프는 “한식의 인기가 이전보다 높아졌으나 아직 한식은 특별한 날 또는 특별한 사람들과 함께 먹는 식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별한’ 한식이 매일 먹을 수 있는 ‘일상식’으로 넘어가기 위해선 교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앞으로 한식은 현지화를 통해 지금보다 형태나 맛이 다양해질 것이므로 한식 교육이 더 많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호르헤 바예호(Jorge Vallejo) 멕시코 ‘킨토닐(Quintonil)’ 셰프는 식재료 사용의 문화적 측면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한식과 자연환경의 깊은 연관성을 알게 됐다”며 “한국의 식재료 사용 방식이 다른 나라와 어떻게 다른가를 미식 경험으로 보여주는 것이 셰프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지역 공동체와 협력해 지역 식재료를 활용한 요리를 널리 알려야 한다는 의미다.
김종구 농림축산식품부 농업혁신정책실장은 “해외에서 한식이 K-팝 다음으로 인기가 높아지면서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다”며 “한식의 맛과 철학이 글로벌 미식산업에서 더 빛을 발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