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영업익 전년比 42.1%↓

석유화학·생명과학 적자 전환

“효율성 제고, 성장 사업 준비”

LG화학 “설비투자 4조→2조원대로…전기차 캐즘 고려 엄정한 집행 기조”
LG화학 연구원이 실험을 하고 있는 모습[LG화학 제공]

[헤럴드경제=김은희 기자] LG화학이 올해 연간 설비투자(CAPEX)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4조원에서 2조원대 중반으로 하향 조정하기로 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장은 28일 진행된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산업 시황과 시장 변동성, 매크로(거시경제 환경) 불확실성을 고려해 보수적이고 신중하게 투자 의사 결정과 집행을 해나가고 있다”면서 설비투자 축소 계획을 밝혔다.

지난 2분기 실적 발표 당시 설비투자 규모를 3조원대 초중반으로 축소한 데 이어 투자 규모를 추가로 감축한 것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정체)을 비롯한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고려한 조치로 읽힌다.

차 사장은 “내년도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수적인 투자 규모를 고려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중장기 투자 계획에 대해 “내년을 포함한 중장기는 투자 계획은 수립 중이나 전기차 캐즘이나 친환경과 관련한 세계적인 기조 둔화 등 여러 변동성과 시장 상황을 고려해 보다 엄정한 집행 기조를 유지할 예정”이라고 했다.

차 사장은 “모든 투자에 대해 우선순위화해 공정하게 집행할 것”이라면서 “수익성과 경제성이 담보되는 사업을 중심으로 자본을 투입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는 “양극재 투자가 최우선 순위의 투자라는 점은 변함없지만 전방 고객사의 감산 기조에 맞춰 중장기 캐파(생산능력) 계획을 순차적으로 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차 사장은 “수익성 개선과 캐시플로우(현금흐름) 관리를 위해 원가절감 활동 등 관리 역량을 보다 고도화해 오퍼레이션 최적화를 지속 전개해 나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우수한 공정 기술 기반의 원가 경쟁력을 지속 강화해 차별화된 성과를 창출하고 있다”며 “치열한 효율성 제고와 함께 성장 동력 사업을 잘 준비해 미래 성장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LG화학 “설비투자 4조→2조원대로…전기차 캐즘 고려 엄정한 집행 기조”
LG화학 매출 추이 [LG화학 제공]

이날 LG화학은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498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1%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매출은 12조670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 줄었다.

다만 지난 2분기보다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0%, 22.8% 증가하며 올해 들어 분기 실적 회복세를 이어갔다.

사업별로 보면 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전 사업 부문에서 매출이 줄었고 석유화학·생명과학 부문과 팜한농의 경우 적자를 기록했다.

우선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 4조8132억원, 영업손실 382억원을 기록했다. 원료 가격과 운임 비용의 일시적인 증가와 환율 하락의 영향으로 적자로 전환됐다고 LG화학은 설명했다.

다만 4분기에는 원료 가격 하락에 따른 원가 개선과 신설 공장 가동률 상승, 구미주 판매 물량 확대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첨단소재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7124억원, 1502억원이었다. LG화학은 전지재료의 출하량 및 판매 가격 소폭 하락과 환율 변동의 영향이 있었다고 풀이했다.

4분기에도 고객사의 연말 재고 조정과 전자소재의 계절적 비수기 진입으로 매출·수익성 확대는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생명과학 부문의 매출은 3071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 대비 소폭 늘었으나 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뇨, 백신 등 주요 제품의 출하 호조에도 연구개발(R&D) 비용이 늘어나며 소폭 적자를 기록했다.

4분기 주요 제품의 견조한 성장이 전망되나 글로벌 임상 과제 진척에 따른 R&D 비용 증가 영향으로 수익성 악화는 지속될 것으로 관측된다.

자회사 에너지솔루션은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3억원을 달성했다. 유럽 고객사의 수요 회복과 북미 생산 증가로 매출이 증가했으며 물량 확대로 인한 가동률 상승과 메탈 가격 안정화로 수익성도 개선됐다.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 공급 확대로 4분기 물량 성장이 전망된다.

자회사 팜한농은 매출 1128억원, 영업손실 196억원을 기록했다. 작물보호제의 국내 판매가 소폭 증가했으나 저수익 비료 화공사업 중단 영향으로 적자 전환됐다.

팜한농은 4분기 작물보호제의 국내외 매출 확대와 수익구조 개선을 위한 노력을 지속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