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전 대통령이 재임 기간 벌인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사과나 변명은 없다”고 일축했다.
28일 현지 매체 필리핀스타 등에 따르면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이날 마약과의 전쟁 관련 상원 조사위원회에 출석해 “내 정책에 의문을 제기하지 말라”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나라를 위해 해야 할 일을 했다”며 “나는 마약을 증오하며, 이와 관련해 실수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이 2022년 퇴임 이후 마약과의 전쟁에 대해 의회에서 증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조사는 무고하게 살해됐다고 주장하는 희생자 유족들과 처음으로 대면한 자리이기도 했다. 그는 취임 직후 마약 범죄 소탕 작전을 벌였는데, 인권단체들은 이 과정에서 수만 명이 마약 연루 증거 없이 살해됐다고 주장해왔다.
두테르테 전 대통령은 “경찰은 생명의 위협에 처했을 때 자신을 보호할 권리가 있다”며 “내 명령에 따른 경찰 행동에 대해서는 내가 전적으로 법적, 도덕적 책임을 질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2021년 필리핀 마약과의 전쟁을 반인륜 범죄로 규정하고 검사실의 정식 조사를 승인했다. 그러나 현재까지 마약 용의자 살해 관련 유죄 판결을 받은 필리핀 경찰은 9명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