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청소년도 보는 숏츠에 음란물 홍보”
유튜브가 사실상 음란물 콘텐츠를 방치하고 있다. 각종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음란물 홍보 수법이 다양해지는 가운데 특히 유튜브 등 해외 플랫폼에서 기승이다. 유튜브는 음란물 콘텐츠, 연결 링크 등 대응 정책은 마련돼있지만, 즉각 조치는 이뤄지지 않고 있다.
유튜브는 한국인이 가장 오래 쓰는 앱으로 자리 잡았는데도, 이용자 보호에는 미온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최근 통신상 음란·성매매 콘텐츠에 대한 심의 및 제재 건수가 폭증하고 있는데, 해외 플랫폼의 책임 있는 대응이 부족한 실정이다.
25일 ICT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튜브에는 음란물 사이트를 홍보하는 신종 수법이 등장했다. 유튜브에 무작위로 계정을 생성한 후 자기소개란에 음란물 사이트 접속 링크를 적어 넣어 홍보하는 방식이다.
닉네임도 음란물을 연상케 하는 닉네임으로 지어 활동하고 있다. 해당 계정은 계정 홍보를 위해 실제 이용자인 양 활동하기도 한다. 타 이용자의 댓글을 복사한 후 붙여넣는 등 버젓이 음란물 사이트 접속 링크를 홍보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도 별도 인증 없이 접근할 수 있는 콘텐츠에서도 활동하고 있어, 청소년 이용자에 노출될 위험도 크다.
이러한 음란물 홍보 계정은 유튜브에서는 사실상 방치되고 있다. 유튜브는 원칙적으로 음란물 연결 링크를 금지하고 있지만 실제 이용 환경과 괴리가 크다.
말 그대로 방치되는 상황이다. 유튜브의 외부 링크 정책에 따르면 '음란물로 연결되는 링크'는 게시 금지되고 있다. 또 링크 삭제, 경고, 채널 폐쇄 등까지 조치한다고 명시돼있다. 그러나 실상 음란물 홍보 계정 버젓이 운영되고 있다. 수일째 삭제, 비공개 처리 등 조치가 되지 않고 있다.
이러한 미온적 태도로 인해 주로 해외 플랫폼에서 음란물 심의·제재가 급증하고 있다. 중심에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 해외 빅테크의 플랫폼이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통신심의 의결현황에 따르면 올 3분기 음란·성매매 심의건수는 6만9830건이다. 지난해 3분기 약 4만3864건에 비해 약 2만6000건이 증가한 규모다.
문제는 해외 플랫폼에 집중됐다. 방심위의 제재 중 해외 플랫폼 대상 제재인 ‘접속차단’은 지난해 3분기 2만4795건에서 올해 3분기 4만7401건으로 증가했다. 음란·성매매 심의 건수 증가분의 대부분이 해외 플랫폼인 셈이다.
유튜브는 한국 시장 내 영향력에 비해 이용자 보호 책임이 부족하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20일 앱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가 지난 9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의 앱별 사용 시간을 공개했는데, 유튜브가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지난 9월 국내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유튜브를 사용한 시간은 약 18억 시간이다. 전년 동월 대비 9.5%(1억5558만5000시간) 증가했다.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과도 사용 시간이 3배 이상 차이난다. 한국인이 가장 오랜 시간 사용하는 앱이지만, 국내 이용자 보호 조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튜브 관계자는 음란물 콘텐츠 관리에 대해 “머신러닝 시스템을 통한 탐지, 이용자 신고, 정부 기관의 신고 등으로 음란물을 관리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