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모든 가능성 열어둬야…정부, 전향적 태도를”
[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6일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을 만났다.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한 의료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야당 대표가 백방으로 나섰으나, 박 비대위원장은 ‘내년 의대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대표는 이날 서울 모처에서 박 비대위원장과 만나 의대 정원 증원 문제로 촉발된 의료 공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구성되는 여야의정 협의체 참여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시간 반 가량 이어진 회동에서 박 비대위원장은 2025년 의대정원 증원 백지화라는 기존의 입장에 변화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고 조승래 민주당 수석대변인이 서면브리핑에서 밝혔다.
이 대표 역시 2025년 의대 정원과 관련해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논의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조 수석대변인은 전했다.
이 대표는 의료 공백으로 인한 국민 불편이 이어지는 만큼 정부의 전향적인 태도 변화도 촉구했다.
조 수석대변인은 “두 사람은 앞으로도 의료대란 해법을 마련하기 위한 소통을 이어가기로 뜻을 모았다”고 덧붙였다.
박 비대위원장은 회동이 끝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 당 대표와 현 사태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의료 문제 전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고, 더불어민주당과 앞으로도 종종 소통할 예정”이라고 남겼다.
그러면서 “전공의 처우 개선과 업무 개시 명령 폐지 등 사직한 전공의들의 요구가 무엇인지, 얼마나 단호한지, 그리고 앞으로 어떤 문제가 벌어질지 전했다”고 덧붙였다.
박 위원장은 또 “내년 봄에도 전공의들과 학생들은 돌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증원 이후 학생) 7500명 교육은 불가능하다. 2025년 증원부터 철회해야 한다”고 적었다.
비공개 회동에는 박주민 민주당 의료대란대책특위 위원장과 강청희 당 보건의료특위 위원장도 배석했다.
이 대표가 박 비대위원장을 만난 것은 의료 공백 문제로 국민의 불편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협의체 출범의 구성원으로서 책임 있는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대한의학회와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가 최근 여야의정 협의체 출범의 물꼬를 텄으나, 의료계의 추가적인 참여 움직임은 나오지 않고 있다.
앞서 박 비대위원장은 지난 2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여야의정 협의체를 통해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의문”이라며 협의체 참여에 부정적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