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올해 4분기 기업과 가계 신용위험이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국내 은행들이 예측했다. 3분기에 비해 상황이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경기 부진에 따른 신용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4분기 은행의 대출태도지수(-12)는 3분기(-17)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앞으로 더 깐깐한 대출 관리가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내 은행이 예상한 4분기 신용위험지수(종합)는 19로 집계됐다. 지난 3분기(26)보다 7포인트 하락하기는 했지만, 신용위험이 커질 것이라는 응답이 작아질 것이라는 응답보다 많았다.
한은은 이번 조사에서 신용위험, 금융기관 대출태도, 대출수요 등에 대한 평가를 가중 평균해 100과 -100 사이에서 지수를 산출했다.
지수가 플러스(+)면 신용위험·대출수요 '증가' 또는 대출태도 '완화'라고 답한 금융기관 수가 '감소' 또는 '강화'보다 많았다는 의미다.
신용위험지수를 대출 주체별로 보면, 대기업(11)이 3분기보다 5포인트 상승한 반면, 중소기업(25)은 6포인트 하락했다. 가계(11)는 14포인트 낮아졌다.
한은 관계자는 "기업의 신용위험은 중소기업 중심의 업황 부진으로 높은 수준을 보일 것"이라며 "가계의 신용위험은 소득 여건 개선세가 지연되면서 경계감이 계속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4분기 대출수요지수(13)는 3분기(17)보다 4포인트 올랐다. 가계는 가계 주택(주택담보대출)이 28에서 8로 내리고, 가계 일반(신용대출)이 17에서 19로 소폭 오를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의 경우 대기업(6→0) 대출 수요가 현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중소기업(6→14)에서 운전자금과 유동성 확보 차원의 대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됐다.
4분기 은행의 대출태도지수(-12)는 3분기(-17)보다 5포인트 낮아졌다. 대출자별로 보면 대기업(0→-3)은 대내외 불확실성에 따른 위험관리로 강화를 예상했으나, 중소기업(3→3)은 정책지원 강화 등으로 다소 완화를 전망했다.
가계의 경우 지속적인 가계부채 관리 정책의 영향으로 가계 주택(-22→-28)과 가계 일반(-25→-17) 모두 강화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비은행 금융기관들도 이번 조사에서 4분기 대출자들의 신용위험이 높은 수준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취약 차주와 부동산 관련 대출 등을 중심으로 한 자산건전성 우려 때문이다.
업권별로 상호저축은행(24), 상호금융조합(42), 생명보험회사(21)의 신용위험지수가 중립 수준(0)을 크게 웃돌았다. 신용카드 회사는 0이었다.
비은행 금융기관의 4분기 대출태도지수는 상호저축은행(-10), 상호금융조합(-27), 생명보험회사(-5) 등이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신용카드 회사는 0으로 현 수준 대출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이번 조사는 지난 8월 27일부터 9월 11일까지 204개 금융기관의 여신 업무 총괄 담당 책임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