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사 주담대 금리 일제히 인상
한도소진 이유로 신규대출 중단
풍선효과에 2금융도 대출 관리
보험사들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인제히 인상했다. 한도소진을 이유로 신규대출을 중단하는 보험사들도 잇따라 나오는 등 보험권의 대출 문턱도 높아지고 있다. 시중은행이 대출 문턱을 높이자 보험 등 2금융권을 찾는 수요자들이 많아지자 2금융권마저 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관련기사 3면
23일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따르면 한화생명의 10월 기준 주담대(아파트·고정금리·원금분할상환) 최저금리는 연 4.52%, 최고금리는 5.07%로 집계됐다. 전달 각각 4.12%, 4.75%에서 0.4%포인트, 0.32%포인트 올랐다.
교보생명은 최저금리 4.50%, 최고금리 5.21%로 지난달 4.20%, 5.26%에 비해 최저금리가 인상됐다. 동양생명은 4.6%, 4.8%로 전달 4.56% 4.76%보다 모두 상향 조치됐다.
신규대출을 잠정 중단하는 보험사도 나오고 있다. 현대해상은 10월 한도를 소진해 신규대출을 잠정 중단했다. 현대해상 관계자는 “우선 주담대 신규대출은 보류 중”이라며 “이번달 대출한도 소진 추이를 보고 다음주에 신규 대출을 진행할 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NH농협생명은 지난달부터 증액·재대출·채무인수·생활안정자금 목적 대출·중도금 대출·기존 보유주택 처분조건부 1주택자 대상 대출 등 실수요자 대출을 제외하고 유주택자에 대한 신규 주담대를 중단했다.
금리 역행 흐름은 시중은행도 마찬가지다. 5대 시중은행의 주담대 금리는 18일 기준 변동 4.57~6.67%, 고정 3.71~6.11%를 형성했다. 지난달 말(9월30일) 기준 변동 4.50~6.69%, 고정 3.64~6.15%에서 하단이 0.07%포인트씩 상승한 수준이다.
기준금리가 내렸는데도 주담대 금리가 오른 것은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영향이 크다. 은행들은 가계대출 관리 압박에 지난 7월부터 가산금리를 올리는 식으로 대출금리를 끌어올렸다.
금융당국은 제2금융권 대출로의 풍선효과 우려가 커지자 대책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2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전체적으로는 5000억원 감소했으나, 이는 분기 말 부실채권 상각으로 인한 기타대출 감소(-1조2000억원)가 주된 원인으로 해석된다. 반면 주택담보대출은 7000억원 증가해 전월 대비 4000억원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대로라면 이달 보험사를 비롯한 2금융권 가계대출이 1조원 넘게 불어날 수 있다. 이 같은 규모는 2022년 5월(1조4000억원) 이후 2년 5개월 만에 가장 많다.
금융당국은 주춤했던 가계부채가 기준금리 인하기에 언제든 급증할 수 있다고 보고 선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실제 앞서 금융당국은 보험업계에 차주가 은행 등 전체 금융사에서 받은 대출을 고려해 자율적으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고려에 나서줄 것을 당부한 바 있다. 현재 보험사의 DSR 한도는 50%로 1금융권(40%)보다 강도가 낮다.
보험사 뿐 아니라, 새마을금고 등 최근 대출이 늘어난 상호금융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달 가계대출이 2000억원 늘어나 당국으로부터 가계대출 집중 관리 금융사로 지목된 새마을금고는 ‘수도권 개별금고 총량관리’에 나설 수 있다.
새마을금고에서 집단대출 및 생활안정자금 목적 주담대가 늘어났는데 수도권 특정 금고에 집단대출이 몰리지 않도록 포트폴리오 조정에 나서달라고 주의를 준 것이다. 이에 따라 수도권 개별 금고의 대출 물량을 기존 목표치의 70~80% 수준으로 줄여 대출 증가 속도를 늦추는 안이 추진될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23일 권대영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주재로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생명·손해보험업계, 여신전문금융회사,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모두 소집해 가계부채 점검회의를 개최했다. 앞서 15일 개최된 후 일주일 만이다. 이 자리에서는 은행이 기존에 실행한 가계대출 관리대책 중 우수사례를 중심으로 각 사가 마련한 관리방안을 내놓고, 당국의 조언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지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