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시청률 대박나도 소용없다?”
잇따라 히트작을 내고 있는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 스튜디오드래곤이 속절없이 추락하고 있다. 실적이 반토막 났다. 여기에 주가까지 반토막이 나면서, 개인 투자자들이 ‘아우성’이다.
심지어 3분기 ‘적자’ 전망까지 나왔다.
tvn 최고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 ‘눈물의 여왕’, 앞서 ‘내 남편과 결혼해줘’ 를 비롯해 ‘엄마친구아들’, 최근 ‘정년이’까지 잇따라 흥행작을 내놓고 있지만 제작비 부담 탓에 오히려 실적은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때 10만원까지 갔던 주가는 현재(22일 기준) 3만 7450원으로 폭락한 상태다.
투자자 모두가 손실을 보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17일 기준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의 손실투자자 비율은 100%다. 투자자 1만 8096명은 평균적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을 주당 7만5919원에 매수해 40%가 넘는 손실을 보고 있다.
삼성증권은 올 3분기 스튜디오드래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91.1% 감소한 19억원일 것으로 봤다. 유진투자증권은 3분기 적자 전환해 영업손실이 2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드라마 제작 편수가 줄어든 탓도 있지만 제작비의 부담도 컸다. 주연 배우들의 몸값 상승으로 제작 비용이 너무 올라 시청률 대박이 나도 이익을 내기 어려운 구조다.
올해 최대 흥행작인 ‘눈물의 여왕’ 제작비는 편당 35억원으로 총 56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제작비가 3분기에도 100억원 가까이 비용으로 반영돼 영업이익이 낮아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스튜디오드래곤은 현재 방송 중인 ‘정년이’에 회당 28억원, 총 336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광고 시장이 침체된 상황에서 얼마나 이익을 낼지는 미지수다.
여성 국극을 소재로 한 ‘정년이’는 최고 시청률 15%로 매회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주연 배우들의 뛰어난 연기와 신선한 소재, 빠른 전개로 호평 받으며 인기몰이 중이다. ‘정년이’는 동명의 인기 웹툰을 원작으로 한 12부작 드라마다. 한국전쟁이 끝난 직후인 1950년대를 배경으로 주인공 윤정년이 최고의 국극 배우에 도전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다뤘다.
한편 스튜디오드래곤은 한국 드라마 열풍으로 시가총액 2조원을 넘기며 큰 기대를 모았던 종목이다. 그러나 이후 실적 악화와 함께 주가가 내리막길을 걸으며 현재 시총 1조원대로 반토막이 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