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협, ‘이기면 다 해결’이라 보나”
정몽규, 해외 출장 이유로 불출석
[헤럴드경제=박상현 기자]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은 22일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이 불출석한 국정감사에서도 축구협회에 대한 강도 높은 질타를 이어갔다.
문체위는 이날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대한체육회 등 6개 공공기관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대한축구협회 측 인사는 이날 국감장에 아무도 출석하지 않았다.
정 회장은 이날 해외 출장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정 회장은 이날과 24일 국감 증인 출석 요청을 받았다.
여야 의원들은 문체부에 정 회장의 축구협회 사유화 의혹, 홍명보 축구 대표팀 감독 선임 논란 등을 언급하며 축구협회에 대한 감사를 더욱 면밀히 진행하라고 압박했다. 문체부는 홍 감독 선임 논란이 일자 7월부터 축구협회 운영에 대해 감사를 했고, 홍 감독 선임 논란에 대해서는 이달 2일 중간발표를 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4일 열렸던 축구협회 현안 질의에 이어 이날 국감에서도 정 회장이 축구협회를 사유화하려 한 정황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배 의원은 이정우 문체부 체육국장에 대한 질의에서 “(현안 질의에서) 축구협회는 (천안축구종합센터 설계 디자인 공모 과정에서) ‘HDC현대산업개발에 도움을 받았으나 자문 계약을 맺지 않았다’고 해명했지만,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설사업 관리 자문 용역 계약서에는 축구협회와 HDC현대산업개발이 표기돼 있다”며 축구협회가 거짓말을 했다고 질타했다.
이 국장은 배 의원이 이날 제기한 의혹에 대해서도 감사를 하겠다고 답하면서도 “감사를 시작할 때는 지적한 사항이 포함돼 있지 않아 10월 말로 예정된 감사 최종 결과 발표 때는 포함이 안 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10월 말로 예정된 감사 결과 최종 발표 시점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도 부연했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최근 축구대표팀이 3연승을 거두면서 축구협회가 ‘이기면 모든 게 해결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 같다며 문체부에 “국민 기대에 부응하는 감사를 하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홍 감독은 (경기장에서 야유가 없어진 것에 대해) 미소를 지으며 ‘잘 모르겠다’고 (기자회견에서) 얘기했다”면서 “‘성적만 좋다만 아무 문제도 없다’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 같다. 국민을 무시하고 있는 아주 오만한 태도”라고 말했다.
김 의원의 “문체부는 최근 국가대표팀 성적이 정 회장의 4 연임 및 축구협회 감사 최종 결과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라고 보나”라는 물음에 이 국장은 “전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정 회장은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는 국제축구연맹(FIFA) U-17(17세 이하) 여자 월드컵 출장을 이유로 이날 국감엔 불출석했지만, 24일 종합감사에는 증인으로 참석할 예정이다.
한편, 축구협회 관계자는 이날 배 의원이 제기한 의혹에 대해 “배 의원이 제시한 자문 용역 계약서는 시공 단계에서 맺은 것”이라면서 “그에 앞서 디자인 공모와 관련 인력 모집 등 설계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과정에서는 별도 계약 없이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