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제정 저지 실패·의대증원 대응 미흡·사직 전공의 분열시도·막말 등 문제
의협 조현근 대의원, 회장 불신임안 상정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동의서 발송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취임 6개월 만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에 대한 불신임이 추진된다. 의료계에선 의대증원을 둘러싼 정부 정책이나 간호법 제정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막말 논란까지 일으킨 임 회장에 대한 탄핵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 조현근 대의원은 최근 임 회장 불신임안 상정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동의서를 대의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 정관상 회장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발의된다. 회장 불신임은 회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때나 회원의 중대한 권익을 침해했을 때, 협회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을 때 할 수 있는데, 조 대의원은 임 회장을 불신임해야 하는 이유로 ‘간호법 제정 저지 실패’, ‘의대증원 발표 이후 미흡한 대응’, ‘사직 전공의 분열 시도 및 막말’ 등을 지적했다.
임 회장은 최근까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두고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X소리”라며 비하 발언을 해 의료계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사과문을 올린 바 있다.
학술 단체인 대한조현병학회는 이 같은 발언을 두고 “특정 병명을 악의적으로 사용해 낙인을 영속시키는 행위”라며 “의협 회장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등 장애인 단체도 “의협을 대표하는 임 회장이 공개적인 소셜미디어(SNS)에서 정신장애인을 모욕하고 비하한 것은 정신장애인 차별과 배제를 조장하는 행위로, 이는 명백히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 발표 이후 취임한 임 회장은 취임 전부터 의료계 안팎에서 갈등을 겪었다. 당선자 신분일 때는 당시 운영 중이던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겠다고 나서 지도부에서 한 차례 대립이 벌어지기도 했다.
임 회장은 이후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과도 사이가 멀어졌다. 특히 의대생 단체도 임 회장의 거듭된 막말 논란에 “개인의 무례 때문에 의료계 전체의 이미지가 실추됐다”며 규탄 성명을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조현근 대의원 등이 회원을 대상으로 불신임 설문조사를 했을 때 응답자 1982명 가운데 85.2%가 임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