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제정 저지 실패·의대증원 대응 미흡·사직 전공의 분열시도·막말 등 문제

의협 조현근 대의원, 회장 불신임안 상정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동의서 발송

‘막말 논란’ 임현택 의협회장 불신임 재추진…취임 6개월만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16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암연구소에서 열린 고등교육기관의 평가·인증 등에 관한 규정 개정안에 대한 한국의학교육평가원 입장 발표 기자회견에서 안덕선 한국의학교육평가원장의 입장문 발표를 듣고 있다.[연합]

[헤럴드경제=이용경 기자] 취임 6개월 만에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에 대한 불신임이 추진된다. 의료계에선 의대증원을 둘러싼 정부 정책이나 간호법 제정 등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막말 논란까지 일으킨 임 회장에 대한 탄핵 필요성이 계속해서 제기돼 왔다.

22일 의료계에 따르면 의협 대의원회 조현근 대의원은 최근 임 회장 불신임안 상정을 위한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동의서를 대의원들에게 발송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협 정관상 회장 불신임안은 재적 대의원 3분의 1 이상이 동의해야 발의된다. 회장 불신임은 회장이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았을 때나 회원의 중대한 권익을 침해했을 때, 협회의 명예를 현저히 훼손했을 때 할 수 있는데, 조 대의원은 임 회장을 불신임해야 하는 이유로 ‘간호법 제정 저지 실패’, ‘의대증원 발표 이후 미흡한 대응’, ‘사직 전공의 분열 시도 및 막말’ 등을 지적했다.

임 회장은 최근까지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통령실 사회수석을 두고 “정신분열증 환자 같은 X소리”라며 비하 발언을 해 의료계 안팎에서 거센 비난을 받고 사과문을 올린 바 있다.

학술 단체인 대한조현병학회는 이 같은 발언을 두고 “특정 병명을 악의적으로 사용해 낙인을 영속시키는 행위”라며 “의협 회장이 이런 발언을 한 것은 매우 비윤리적”이라고 비판했다.

한국정신장애인연합회 등 장애인 단체도 “의협을 대표하는 임 회장이 공개적인 소셜미디어(SNS)에서 정신장애인을 모욕하고 비하한 것은 정신장애인 차별과 배제를 조장하는 행위로, 이는 명백히 장애인차별금지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 발표 이후 취임한 임 회장은 취임 전부터 의료계 안팎에서 갈등을 겪었다. 당선자 신분일 때는 당시 운영 중이던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직접 맡겠다고 나서 지도부에서 한 차례 대립이 벌어지기도 했다.

임 회장은 이후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대위원장과도 사이가 멀어졌다. 특히 의대생 단체도 임 회장의 거듭된 막말 논란에 “개인의 무례 때문에 의료계 전체의 이미지가 실추됐다”며 규탄 성명을 내기도 했다.

최근에는 조현근 대의원 등이 회원을 대상으로 불신임 설문조사를 했을 때 응답자 1982명 가운데 85.2%가 임 회장이 물러나야 한다는 데 동의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