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고재우 기자] “야구 보려고 해외에서 입국했어요. 제발 연락주세요.” (당근 이용자 게시글中)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한국프로야구 최종전 ‘한국시리즈’ 티켓을 구하지 못 한 이용자들이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으로 대거 몰리면서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경기 관람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것으로 추정되지만 푯값으로 ‘1억원’이라는 액수까지 등장했다.
지난 9월 국민체육진흥법 시행으로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행위는 ‘철퇴’ 대상이다. 하지만 매크로를 활용하지 않은 ‘개인간 거래’는 여전히 사각지대로 남아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 상 거래는 급증하는 모습이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당근,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한국시리즈 티켓이 적게는 5배, 많게는 10배 넘는 금액에 거래되고 있다.
티켓 정가는 기아타이거즈 홈 챔피언스필드(외야석 일반 3만~스카이박스 12만원), 삼성라이온즈 홈 라이온즈파크(외야지정석 일반 3만~스윗박스 10만원) 등이지만, 당근 등에서는 이미 ‘부르는 게 값’이 됐다.
문제는 국민체육진흥법이 제재하지 못 하는 개인간 거래다. 지난 9월 27일 시행된 국민체육진흥법은 매크로를 활용해 입장권 등을 부정판매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매크로를 활용하지 않은 개인간 거래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국회에서는 국민체육진흥법, 공연법 개정안 등이 발의됐다. 앞서 개정된 국민체육진흥법이 시행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는 시점에서다.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은 관람권·입장권 등 부정 판매 가격 기준을 ‘구입 가격’에서 ‘정가’로 바꿨다. 사람마다 결제 수단, 할인 여부에 따라 구입 가격이 달라 단속 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미연에 방지하자는 취지다.
또 매크로 이용 여부와 상관없이 웃돈을 얹어 파는 행위 자체를 부정 판매 행위로 규정했다.
벌칙 조항도 기존 1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에서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로 강화했다. 암표를 팔아 얻은 수익을 몰수하거나 추징하는 내용도 담겼다.
박 의원은 “온라인 중고거래 플랫폼에 재판매를 통해 이득을 챙기는 수법이 전문화·조직화 되고 있다”며 “입장권 부정 판매에 대한 법적 미비점을 보완해 암표 원천 차단에 앞장설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