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고려아연 경영권 분쟁이 오는 21일 또다시 분수령을 맞을 전망이다. 인수를 시도하는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이를 막으려는 최윤범 회장 등 고려아연 현 경영진 간 양보 없는 싸움이 계속되면서 주가는 한번 더 출렁일 가능성이 생겼다.
20일 법조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을 저지하기 위해 영풍·MBK 연합이 신청한 2차 가처분 결과가 이르면 21일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법원 판결 직후 고려아연 주가가 크게 출렁일 수 있어 주식 투자자들의 주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경영권 분쟁 이후 50만원대에서 횡보하던 고려아연 주가는 영풍·MBK 연합의 공개매수 첫날인 지난달 13일 당시 공개매수가(66만원)를 넘긴 데 이어 지난달 70만원대 이상으로 크게 뛰었다.
또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수가 시작된 이후에는 83만원까지 올랐다. 직전 거래일인 지난 18일 종가는 82만4000원이었다.
시장에서는 법원이 2차 가처분을 기각하는 경우 고려아연이 자사주 공개매수 가격으로 최종 제시한 89만원 안팎까지 뛸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고려아연이 오는 23일까지 주식을 자사에 팔면 89만원을 보장해주기 때문에 세금 등을 제외하더라도 시세차익을 고려하면 시장 논리에 따라 가격이 뛸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가처분이 인용되는 경우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이 불가능해지면서 주가 역시 크게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선례를 볼 때 주가는 경영권 분쟁 이전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결국 2차 가처분 신청에 대한 법원의 판단에 시선이 집중된다. 영풍·MBK 연합은 "정상 주가보다 훨씬 높은 가격에 자기주식을 취득하는 것은 배임"이라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면서 자사주 매입이 회사와 전체 주주의 이익을 해하는 배임행위라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고려아연 측은 "1차 가처분 재판부에서 이미 배격한 논리들인데, 재탕 흠집 내기에 불과하다"며 "법적 리스크를 부각하며 자사주 매수에 부당하게 영향을 미치려는 시도"라고 맞서고 있다.
양측은 지난 18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가처분 신청 심문에서 고려아연의 자사주 매입 시도를 각각 '배임'과 '적대적 인수·합병(M&A) 방어'로 규정하며 공방을 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