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공짜로 줘도 안 쓴다는데…한국 시장 문 또 ‘노크’”
중국폰의 ‘무덤’인 한국 시장에 새 중국폰이 또 상륙했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 새 스마트폰과 태블릿PC를 내놓았는데, 시장 호응은 기대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그간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0원’ 전략으로, 국내 시장의 문을 두드렸지만 0% 점유율을 넘기지 못하고 있다.
18일 샤오미는 저가 스마트폰 ‘샤오미 레드미14C’와 태블릿 PC ‘샤오미 레드미 패드 SE 8.7’를 국내에 선보였다. 출시와 함께 이동통신3사는 기기 값만큼의 공시지원금을 내걸며 사실상 공짜폰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레드미 14C는 일반 모델(128GB) 14만9600원, 고급 모델(256GB) 19만9100원에 가격이 책정된 보급형 저가폰이다.
8.22㎜의 얇은 두께와 갤럭시 S24 울트라의 배터리 용량보다 큰 대용량 배터리(5160mAh)도 탑재했다. 또 5000만 화소 인공지능(AI) 듀얼 카메라 시스템 등으로, 가격 대비 넉넉한 성능을 갖췄다.
국내에서는 사실상 0원에 구매할 수 있다. 256GB 모델 기준 이동통신3사의 공시지원금은 19만원에 책정됐다. 이에 추가지원금까지 더하면 KT와 LG유플러스에서는 가장 저렴한 요금제를 선택해도 0원에 구매할 수 있다. SK텔레콤에서도 같은 방법으로 약 5000원의 기기 값만 내면 구매할 수 있다.
중국폰은 이 같은 염가 전략으로 국내 시장을 공략하지만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샤오미, 모토로라 등 중국폰 제조사는 꾸준히 한국 시장의 문을 두드리고 있지만, 삼성 텃밭의 높은 벽을 허물지 못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을 제외한 ‘기타’ 스마트폰 브랜드 점유율은 0%대 수준이다. 지난 7월 한국갤럽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기타 브랜드 점유율은 0.4%. 삼성전자 69%, 애플 23%와는 격차가 한참 크고, 스마트폰 사업을 철수한 LG폰 보다도 못한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국내 시장에서 낮은 점유율로,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는 국내에서 손해만 보는 구조다. 소비자가 국내 이동통신사에서 구매하는 스마트폰의 유통 과정 때문이다.
먼저 이통사는 제조사로부터 스마트폰을 구매해오는데, 이때 제조사는 이통사가 스마트폰 판매를 촉진할 수 있도록 일부 비용을 지원한다. 비용은 주로 중국 제조사가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국내 이동통신사가 손해를 보는 데도 판매하는 구조는 아니다”라며 “고객 수요에 맞춰 적당 물량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이동통신사에서 0원에 판매해도 이통사가 손해를 보는 구조가 아니라면, 제조사가 그만큼 막대한 비용을 지급하며 출혈을 감내하고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