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찬규·에르난데스 호투에…LG트윈스, PO 3차전 잡고 기사회생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LG 트윈스를 승리로 이끈 선발 임찬규와 교체 투입된 에르난데스. [연합]

[헤럴드경제=신소연 기자]연패로 벼랑 끝에 몰렸던 LG 트윈스가 임찬규와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의 특급 계투에 힘입어 기사회생했다.

LG는 1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PO·5전 3승제) 3차전에서 삼성 라이온즈를 1-0으로 물리쳤다.

이에 따라 대구에서 벌어진 PO 1∼2차전을 모두 패해 막다른 골목에 몰렸던 LG는 기사회생했다.

두 팀의 PO 4차전은 18일 오후 6시 30분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임찬규는 5⅓이닝 3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쳐 준플레이오프에서 거둔 2승을 포함해 올해 포스트시즌에서만 3승을 거뒀다. 6회 구원 등판한 에르난데스는 3⅔이닝을 2피안타 5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해 임찬규와 팀 완봉승을 합작했다.

임찬규와 에르난데스는 '홈런공장'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벌어진 PO 1∼2차전에서 20점을 낸 삼성 타선을 무득점으로 꽁꽁 묶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경기 초반에는 LG 임찬규와 삼성의 깜짝 선발 황동재가 예상을 깬 호투로 투수전을 벌인 가운데 두 팀은 초반 좋은 찬스를 한 번씩 놓쳤다.

이날 LG는 2회 선두 타자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한 뒤 2루를 훔치고 문보경의 깊숙한 좌익수 뜬공 때 3루에 도달해 1사 3루 기회를 맞았다. 하지만 박동원의 투수 앞 땅볼 때 오지환이 홈과 3루 사이에서 횡사해 득점을 올리진 못했다.

삼성도 4회 윤정빈과 박병호의 징검다리 안타로 엮은 2사 1, 3루에서 강민호가 임찬규의 느린 커브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 아쉬움을 남겼다. 이때 박진만 삼성 감독은 4회말 황동재가 선두 타자 오스틴 딘을 볼넷으로 내보내고 후속 김현수에게 초구 볼을 던지자 곧바로 좌완 이승현을 올려 도루와 좌타자를 동시에 대비했다.

이승현은 초구를 던지기 전에 2루 도루를 감행하던 오스틴을 제때 견제해 1, 2루 사이에서 협살로 잡아냈다. 이어 김현수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했으나 오지환과 문보경을 잇달아 삼진으로 돌려세워 박수받았다.

내일이 없는 LG는 세 번째 기회는 놓치지 않았다. 5회 선두 박동원이 볼넷을 고르자 박해민이 보내기 번트를 안전하게 댔고, 1사 2루에서 문성주가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짧은 안타로 1, 3루로 찬스를 이었다.

홍창기는 이승현을 상대로 좌익수 쪽 희생플라이를 날려 박동원을 홈으로 보냈다.

삼성은 세 번째 투수 송은범이 신민재를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내보내 2사 1, 2루 위기가 이어지자 김윤수를 투입해 오스틴 딘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다. 김윤수는 7-4로 앞선 PO 1차전 7회초 2사 1, 2루, 6-1로 리드한 PO 2차전 7회 2사 만루에서 각각 오스틴을 공 3개로 삼진, 유격수 땅볼로 요리했다.

이날에는 전광판 기준 시속 156㎞짜리 초구 속구로 우익수 뜬공을 유도해 이닝을 끝냈다.

LG는 1-0으로 승기를 잡은 후 6회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필승 카드 에르난데스를 투입, 잠그기에 들어갔다. 에르난데스는 7회 2사 후 김영웅의 안타를 단타로 처리하려다가 공을 뒤로 흘린 우익수 홍창기의 아쉬운 수비(공식 기록은 3루타) 탓에 실점 위기를 맞다. 하지만 이재현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고 불을 껐다.

8회 2사 1, 2루 고비에서도 삼성 4번 타자 르윈 디아즈를 유격수 땅볼로 유도해 마지막 고비를 넘겼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참석한 에르난데스는 "연장전을 했더라도 등판했을 것"이라며 "일단 내일 경기도 정신적으로는 준비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늘 경기는 모든 타자와 승부가 다 짜릿할 정도로 일구일구를 집중해서 던졌다"라면서 "응원해주시는 팬들을 위해,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