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아칸소주 경제개발청 주요 임원 인터뷰
10월1일부로 한국사무소 개소…세계 3번째
철강·배터리·항공우주 등 韓기업과 시너지 기대
2년 내 3차례 법인세 감면키도…‘친기업적 환경’
[헤럴드경제=정윤희 기자] “한국은 많은 기회가 있는 곳이다. 한국기업의 경영진들은 창의적인데다 단도직입적이고, 사업 자체를 견인하는 리더십이 강하다. 한국은 또, 도전적 스타트업이 유망한 곳이기도 하다. 친기업적 환경의 아칸소주(州)와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확신한다.”
미국 아칸소주 경제개발청이 이달 1일자로 한국사무소의 문을 열었다. 개발청이 특정 국가에 사무소를 연 것은 한국이 독일, 일본에 이어 전 세계 3번째다. 그만큼 아칸소 입장에서 한국이 해외사업의 우선순위에 있는 국가라는 의미다. 개발청은 한국사무소 오픈을 계기로 한국기업들과의 경제협력·교류에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 14일 서울 중구 소재 아칸소 경제개발청 한국사무소에서 클린트 오닐 아칸소 경제개발청장, 닐 잰슨 아시아사무소 대표, 황익준 한국사무소 대표, 앨리슨 해트필드 아칸소 주정부 상무부 이사를 만났다.
오닐 청장은 “아칸소는 수년간 한국 기업 및 한국무역협회(KITA), 코트라(KOTRA), 대한상공회의소 등과 네트워킹을 이어오고 있으며 한국사무소 오픈은 그 연장선상으로, 지난해 초부터 이미 개소를 준비해왔다”며 “지난 3월 사라 샌더스 주지사 방한 당시 체결한 업무협약(MOU), 비즈니스 미팅 등에서도 놀라운 성과가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칸소에는 삼성전자, LG전자, 신원통상, 고려제강(KIS WIRE) 등 4개 기업이 진출해있다. 한국사무소는 보다 적극적으로 아칸소를 한국기업들에 알리는 동시에 아칸소에 대한 투자 유치를 이끌어내는 것이 주요 목표다.
오닐 청장은 “아칸소는 위치, 교통, 환경적 측면뿐만 아니라 인적자원, 소비자 시장 규모에서 강점이 있다”며 “최근 한국기업들이 많은 문의를 해오는 등 아칸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것을 감지하고 있다”고 했다. 황 대표 역시 “주요 정부기관과 경제협단체, 한국기업들에 아칸소의 비즈니스 환경에 적극 알리고 기회를 도모하는 것이 한국사무소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아칸소가 친기업적 비즈니스 환경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현재 아칸소 주정부가 부과하는 법인세율은 4.3% 수준으로, 법인세를 부과하는 미국 내 주 가운데 상당히 낮은 축에 든다는 설명이다. 비즈니스 체류비용이 다른 주보다 낮다는 점도 매력적 요소로 꼽았다.
해트필드 이사는 “주의 경제상황이 상당히 균형을 이루고 있고, 지난해 1월 샌더스 주지사 취임 이후 2년도 채 되지 않아 그 사이에 벌써 3차례나 법인세 인하 정책을 펼쳤다”며 “기업 규제가 적고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어서 사업을 영위하기 좋은 곳”이라고 했다.
아칸소의 중점 산업은 철강, 자동차, 배터리, 홈일렉트로닉,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식음료 등이다. 아칸소는 미국의 대표 유통기업 ‘월마트’가 태어난 곳으로도 유명하다.
잰슨 아시아사무소 대표는 “이러한 분야들은 한국기업이 잘하는 분야기도 한 만큼 아칸소와 잘 협업할 수 있을 것”며 “이들 외에도 의료 진단 장비, 하이테크, 자원채굴 등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기업들이 아칸소에 진출해있으며, 한국기업과도 더욱 두텁게 소통하고 많은 기업들이 진출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잰슨 대표는 13년간 아시아사무소에서 근무하며 지켜본 한국기업들의 특징으로는 ▷강한 ESG 경영 드라이브 ▷높은 지역사회 공헌도 등을 꼽았다. 그는 “(한국기업은) 확실히 다른 국가 기업들보다 ESG나 환경 부분을 강조하는 측면이 강하고 다양한 신재생에너지를 사용코자 하는 의지가 강하다”며 “아칸소 역시 원자력을 주요 에너지원으로 사용하는 만큼 한국기업들의 니즈와 잘 맞는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닐 청장은 “많은 한국인들이 아칸소에 대해 생소하게 느끼지만, 사실 아칸소와 한국은 인연이 깊다”고도 소개했다. ‘인천상륙작전’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이 아칸소 출신인데다 아칸소의 주도(州都) 리틀록은 하남시와, 노스리틀록은 의왕시와 각각 자매결연을 맺고 각각 32년째, 24년째 교류 중이다. 또, 미국태권도협회의 본부가 아칸소에 위치해 있고, 기와로 지붕을 올린 한국 전통건축물 ‘송암 무도문’도 있다. 영화 ‘미나리’ 속 주인공 가족이 미국에 자리를 잡은 곳이기도 하다.
다음달로 예정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영향은 기업들의 주요 관심거리 중 하나다. 해리스 부통령, 트럼프 전 대통령 중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국 내 경제정책 방향성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우려에 대해 황 대표는 “연방 정부가 가이드를 제시할 수 있겠으나, 주정부의 힘도 막강하고 산업정책 측면에서는 주정부에게 권한이 더 많이 있다”며 “대선 결과에 따라 기업환경이 급변하거나 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