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승완ㆍ성연진 기자]‘매출액 61조2186억원, 영업이익 10조5160억원, 순이익 8조6951억원’

30일 현재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 추정치다. 업계는 4분기 실적도 2분기(영업이익 9조5300억원)보다 나을 것이라고 예상한다. 삼성전자의 실적 성장세가 하반기부터 꺾일 것이라던 당초 전망은 수정을 거듭하는 셈이다.

특히 분기 영업이익 10조원은 시가총액 2위인 현대차의 연간 영업이익보다 많은 것이다. 또 올초 전망치보다 이례적으로 상향됐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초 전망치(9조3935억원)보다 10% 이상이나 높아졌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주가는 한 달째 130만원선의 박스권을 이어가고, 투자자들은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시장이 ‘삼성전자 딜레마’에 빠진 모습이다.

▶스마트폰 성장 둔화 진입, 반도체가 대체=삼성전자가 지난 26일 발표한 2분기 확정실적은 매출액 57조4600억원, 영업이익 9조5300억원이다. 전문가들은 2분기 실적이 시장 예상에 미치지 못한 까닭으로 갤럭시S4 출하에 따른 마케팅 비용 상승과 시스템 반도체 부문의 성장 정체를 꼽았다.

실적 발표 후 삼성전자 목표주가도 하향됐다. 신영증권은 목표가를 180만원에서 170만원으로, NH농협증권은 190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조정했다. 하향 조정의 근거는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세가 종전과 같지 않다는 예상에서다.

삼성전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의견 ‘매수‘인 까닭

그럼에도 3분기 ‘매출액 60조ㆍ영업이익 10조’ 달성을 예상하는 근거는 수직 계열화를 기반으로 한 강력한 부품 생산력이다. 우려를 낳고 있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의 성장 정체와 중저가 제품의 확산 과정에서도 삼성전자가 이익을 상당폭 늘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가 경쟁력있는 중저가 스마트폰 제품을 언제든 출시할 능력을 갖추고 있는데다 디스플레이나 AP, 모바일D램 등 기여도가 큰 부품 분야를 모두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사들은 3분기 무선통신(IM)부문의 영업이익을 하향하는 대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 부품 부문의 이익은 상향에 나섰다.

안성호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3분기 IM부문 영업이익을 5% 하향하고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부문 영업이익을 3.4%와 2% 상향한다"고 말했다.

▶글로벌 IT업체 중 가장 저평가, 9월 반등 시기 올 수도=삼성전자의 현 주가는 유례없는 저평가 구간이라는 게 시장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송종호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반도체 부문과 영업이익이 유사한 퀄컴과 TSMC의 시가총액이 모두 100조원이 넘는 것을 감안하면 삼성전자는 글로벌 주요 IT업체 가운데 가장 저평가된 것과 다름없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자의견 ‘매수‘인 까닭

업계는 IM부문에 차세대 플래그십 모델이 집중적으로 출시되는 9월께 무선통신사업 부문이 소프트랜딩할 것이라는 근거가 나오면 주가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이익률의 상향도 눈여겨볼 만 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연초 15.99%에서 최근 17.18%로 1.2%포인트 상향됐다. 갤럭시S4 출시에 따른 2분기 유통 비용 증가를 감안하면 3분기 수익성 개선도 반등의 촉매 역할을 기대해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