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성연진 기자]기대 수명이 늘면서 은퇴 후 생활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생활금이 끊이지 않도록 경제수명을 늘리기 위해서는 은퇴 초기 투자 계획을 꼼꼼히 세우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은퇴 초기는 모아놓은 은퇴자산 규모가 가장 커 경우에 따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또 국민연금 수령전까지의 공백기에는 월소득이 없어 자산 인출이 큰 규모로 이어지기 때문에 세부화된 계획이 필요하다.

김혜령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구원은 “은퇴 초기는 자산 규모가 가장 크기 때문에 수익률에 따라 은퇴자산 증감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면서 “따라서 목표수익률과 은퇴자산포트폴리오를 포함하지 않은 상태에서 생활비를 써버리면 몇년 후 이를 수정하고 극복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초기 생활비를 아끼는 것은 생활에 지장이 되기 때문에, 일자리를 찾거나 월수익을 올리는 상품 투자 등 부족한 생활비를 보충할 방안까지 은퇴자산관리계획에 포함할 것을 권했다.

이에 은퇴자산의 운용과 활용 계획을 돕기 위한 금융투자회사들의 프로그램 개발도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에셋은 최근 고객이 직접 은퇴설계를 하고 관리할 수 있는 ‘My은퇴플래너’를 미래에셋증권 홈페이지에 오픈했다. 이를 응용하면 현재 준비하고 있는 은퇴자산으로 은퇴 후 어떤 수준의 삶을 살 수 있을지 분석과 평가가 가능하다.

실제 은퇴를 앞둔 58세 김준일 씨 부부의 은퇴설계를 ‘My은퇴플래너’를 통해 계획해봤다. 은퇴 후 월소득이 없고 63세부터 국민연금 80만원 수령이 가능한 김 씨는 5년의 ‘월소득 공백’ 이 발생했다.

박상준 미래에셋은퇴자산추진팀장은 “My은퇴플래너 결과, 이들 부부는 매월 240만원이 생활비로 필요하고, 연금 수령액이 80만원으로 물가상승을 3.18%로 예상하면 국민연금만으로는 필요생활비가 크게 부족하다”면서 “현재 보유한 4억 5000상당의 주택을 정액형 주택연금으로 60세에 신청할 경우 월지급금 104만원을 받을 수 있어 이를 권한다”고 말했다.

또 주택연금의 경우 주택 가격 하향안정세 및 수명 연장추이를 반영해 신규가입자의 월 수령액이 낮아지는 추세여서 가입 가능 연령인 60세부터 가입에 나설 것을 조언했다.

김동엽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은퇴교육센터장은 “주택연금은 현재 살고 있는 집을 담보로 다달이 연금을 받기 때문에 집을 줄이지 않고 생활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나라의 평균 수명은 80세인데, 건강하게 사는 나이를 나타내는 건강수명은 71세에 불과하다”면서 “은퇴 후 도시를 떠나 생활비를 줄여야겠다는 막연한 계획보다는 건강이 나빠졌을 때 간병 등 건강과 경제생활 모두를 고려한 주거 계획을 미리 세워둬야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