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코스피 지수를 끌어내린 불안감과 외국인 순매도세가 코스닥 시장으로 번지고 있다. 그동안 코스닥 시장은 북한의 위협과 엔화 약세에 코스피보다 상대적으로 강한 모습을 보였으나 결국 외국인 매도세 앞에서는 무릎을 꿇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최근 외국인 매매패턴이 코스닥시장 수급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는 만큼 외국인이 어떤 종목을 사고팔았는지 주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1분기 대표 상승주 차익실현=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지난 8일 코스닥시장에서 367억원의 순매도세를 나타내면서 코스닥 지수 급락(-3.42%) 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이날을 포함해 최근 3거래일동안 769억원어치의 주식을 내다팔았다. 코스피에 비해 순매도 규모는 작지만 시장에 주는 충격은 강했다. 배승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지난 4, 5일 이틀간 코스피 추이를 지켜보던 외국인이 결국 불안감을 느끼고 코스닥 주식을 정리했다”며 “수급이 여의치 않은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의 투매는 시장 충격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외국인은 지난 2월부터 시작한 ‘바이 코스닥’ 종목들에 대해 대대적인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2월부터 사모으기 시작한 에스엠 주식을 최근 3거래일동안 117억원 순매도하면서 주가를 9% 가까이 끌어내렸다. 또 ▷씨젠 58억원 ▷CJ오쇼핑 38억원 ▷메디톡스 34억원 ▷네패스 29억원 ▷루멘스 27억원 등 2월초부터 순매수했던 주식들을 차익실현하고 있다.
이들 종목은 1분기 대표 상승주로 연초 이후 주가 상승률이 20~40%대를 기록하고 있다.
외국인은 또 대표적인 ‘2등주’로 꼽히는 다음을 지속적으로 팔아치우고 있다. 지난 2월 13일 이후 코스닥에 대해 한 달간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던 외국인은 같은 기간 다음 주식을 515억원어치 순매도한 데 이어 최근 3거래일동안도 47억원 이상 주식을 내다팔고 있다. 다음은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19.2% 감소한 219억원을 기록하는 등 부진한 실적을 낸 바 있다.
▶외국인 선호 종목 따로 있다?=외국인이 꾸준히 매수하는 종목들도 있다. 외국인은 최근 3거래일동안 서울반도체 주식을 35억원치 순매수했다. 하이록코리아 30억원,오스템임플란트 28억원,GS홈쇼핑 24억원,셀트리온 17억원,젬백스 17억원 등의 주식을 사들였다.
외국인은 앞서 코스닥 시장에 대해 순매수 기조를 유지하던 2~3월에도 ▷셀트리온 481억원 ▷GS홈쇼핑 453억원 ▷서울반도체 386억원 ▷하이록코리아 170억원 ▷오스템임플란트 112억원 ▷젬백스 25억원 등을 순매수하며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있다.
이들 종목은 업종 대표주로 실적모멘텀을 앞두고 있어 하반기가 더욱 기대되고 있다.
증권사의 한 관계자는 “외국인이 한국에서 돈을 무작정 빼는 것처럼 보이지만 일부 종목에 대해서는 보유 비중을 늘리고 있어 참고할 만하다”며 “외국인은 대표주 위주로 밸류에이션이 싸면 주식을 사는 패턴을 유지하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