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을 사는 청소년 2題
초중고생 최대 애로사항은 시력 전체학생 55%가 시력이상…스마트폰·학업스트레스 등 主因
# 10일 서울 서대문구의 한 초등학교의 4학년 교실. 수업 중인 22명 정원의 이 학급에서 37%에 해당하는 8명이 안경을 끼고 있다. 학교 신체검사 결과 4학년 전체로는 이보다 높은 55%의 학생이 안경을 착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6학년의 안경 착용률은 무려 64%나 됐다.
안경을 끼는 아이들이 빠르게 늘더니 이제는 대세가 되고 있다.
11일 교육부가 발표한 2014년도 학교건강검사에서도 우리나라 초ㆍ중ㆍ고 학생들이 가장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강 문제는 시력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학생 중 시력이상 학생 비중이 55.1%를 기록했다.
아이들의 시력이 급격히 저하되는 이유에는 과도한 인터넷ㆍ스마트폰 사용, 일찍부터 찾아온 학업 스트레스, 야외활동 축소로 인한 시(視)기능 감퇴, 수면부족 등이 꼽힌다. 안경 낀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은 그만큼 동심(童心)을 찾아보기 어려워지고 있음을 보여준단 지적이다.
서대문구 냉천동에 사는 4학년 김모 군은 3학년 때부터 안경을 쓰기 시작했다. 원어민 영어, 수학, 한자, 태권도 등 주중에 다니는 학원만 네 곳이다. 학원이 끝나고 집에 돌아오면 7시쯤 되는데, 저녁을 먹고 바로 엄마가 내준 수학 숙제를 하면 밤 9시가 된다고 한다. 스마트폰은 짬짬이 하루에 1시간 정도 하고, 컴퓨터는 주말에 2시간 정도 이용하고 있다. 김 군은 “안경을 써서 불편한 점은 뜨거운 거 먹을 때 김이 서리는 것”이라며 “이젠 안경 없으면 잘 안 보인다”고 말했다.
김만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은 “동양인이 서양인에 비해 근시가 취약한 데다 근시는 눈을 혹사시키는 것에 원인이 있다”며 “안경 끼는 아이들이 늘어난 것에는 스마트폰을 쉼 없이 보는 습관에 영향을 많이 받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서경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