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바람·진눈깨비 날리던 4월 5월 들어서자마자 반팔·반바지 바캉스용품·여름상품판매도 급증

유통가는 이미 한여름이다. 봄인가 싶더니 5월 초 낮기온이 초여름을 방불케 하는 추세가 최근 몇 년 새 두드러져서다. 백화점ㆍ대형마트, 일반 음식점도 일찌감치 여름 상품 데뷔 시기를 앞당겼다. 특히 비키니 등 수영복 진열 시기가 보름이나 이르다. 선글라스, 팥빙수, 비빔면 같은 대표 여름 상품의 매출도 3~4월부터 급증세다. 과거와 다른 날씨 패턴 때문에 봄처녀는 5월에도 바캉스를 꿈꾸며 수영복을 둘러보는 세상이 됐다.

7일 롯데마트에 따르면 올해는 4월 말부터 수영복이 행사장에 등장했다. 지난해엔 5월 중순은 돼야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롯데마트가 운영하는 창고형 할인매장 빅마켓에선 물놀이 용품 행사장이 4월 10~25일 사이에 마련됐다. 일반 하이퍼마켓보다 무려 3주 정도 이른 시기였다. 이마트도 지난 주말 냉면, 메밀국수 등이 시식코너에 등장했고, 물놀이 용품 판매 채비도 완료했다.

비빔면과 팥빙수의 매출도 4월부터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롯데마트에서 비빔면의 올 4월 매출은 2010년 4월 매출보다 90%, 작년보다 67.4% 신장한 걸로 나타났다. 또 팥빙수 재료의 4월 매출액도 3년 전보다 7배나 늘었다.

벌써 비키니…날씨가 미쳤다

봄이 시작하는 요즘 같은 시기에 여름 상품이 잘 팔리는 사례는 여름 과일 판매에서도 감지된다. 수박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연간 매출은 2010년에 비해 -6.5% 역신장했지만, 4월 매출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2010년 4월의 수박 매출을 100으로 봤을 때 2011년은 123.3, 작년은 151.4, 올해는 184.0으로 집계됐다.

백화점도 초봄에 ‘여름 상품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3월 1~28일 매출을 살핀 결과, 여름 핫 아이템인 선글라스, 모자가 전년 대비 각각 42.4%, 134.3% 늘었다. 또 마소재 등 착용감이 시원한 의류, 꽃무늬 원피스 등 여름 인기상품 매출도 전년에 비해 65% 증가했다.

백화점들은 지난해에도 무더위가 일찍 찾아왔던 점을 미뤄 올해엔 3월부터 여름 상품을 입고시켰다. ‘LAP’과 같은 SPA 브랜드는 롯데백화점 본점 매장의 반 이상을 여름 의류로 진열하고 있다.

이 밖에 현대백화점은 최근 무더위에 대비해 식품매장에서 양념게장, 육회, 콩비지 등 상하기 쉬운 상품 판매를 중단했다. 하절기 식품 위생 관리 활동을 예년보다 일찍 시작한 것이다.

홍성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