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투자수익률 선진국 연기금보다 높아”

“국민연금공단이 용산 개발 사업에 무리하게 투자해 1300억원가량의 손해를 봤다”,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가 비효율적인 위탁 투자를 통해 4년간 3조3000억원 이상의 손해를 냈다”.

올해 국정감사에서도 국민연금을 향한 정치권의 뭇매는 어김없이 이어졌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현숙 의원(새누리당)은 지난달 24일 열린 국민연금공단 국정감사에서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4년간 위탁 투자 수수료로 2985억원을 지급했으면서도, 직접 투자 수익률(2010년 26.04%, 2012년 11.01%)보다 못한 위탁 투자 수익률(2010년 24.73%, 2012년 9.78%)을 냈다”며 “위탁 투자사에 투자된 금액을 직접 투자했다면 3조3274억원의 추가 수익을 올릴 수 있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18일 이언주 의원(민주당)은 “국민연금 공단이 용산 개발 사업 최종 파산을 4개월 앞둔 지난 6월에 이미 투자금 1294억원 전액을 손실 처리했다”고 날을 세웠다.

국민연금공단의 ‘투자 손실 논란’은 사실 하루 이틀 사이 불거져온 문제가 아니다. ‘의무 가입’ 형태로 마련된 사회보험기금이다 보니 그 운용 실적에 국민의 눈과 귀가 자연스럽게 집중된다. 직장에 다니며 매달 보험료를 내는 국민 모두가 미래의 수급자이자, 이해 당사자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런 보도가 나오는 날이면 국민연금공단은 늘 시끄럽다. 혹여 기금 투자 손실로 자신이 낸 보험료마저 돌려받지 못하게 될까 우려하는 이들의 ‘성토’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과 포털사이트를 가득 채운다.

국민연금공단 측은 이런 투자 손실 논란에 대해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특정 기간, 특정 종목을 한정 조사해서 제기되는 투자 손실 지적 탓에 국민의 불안감이 증폭되고 비교적 높은 장기 투자 수익률이 빛이 바랜다는 것.

국민연금공단 관계자는 “위탁 투자 부문이나 주식 투자 부문을 특정 기간으로 쪼개보면 가끔 저조한 수익을 내거나 더 좋은 선택을 하지 못했던 경우가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장기간의 기금 투자 현황을 보면 국민연금공단의 투자 수익률이 주요 선진국의 연기금 투자 수익률보다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일본 네덜란드 노르웨이 미국 캐나다 등 주요 5개국 연기금의 연말 결산보고서를 살펴본 결과, 국민연금공단의 최근 5년간 평균 투자 수익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연금의 최근 5년간 평균 투자 수익률은 6%로, 일본의 GPIF(-0.37%), 미국의 CalPERS(1%), 캐나다의 CPPIB(3.1%), 노르웨이의 GPF(3.4%), 네덜란드의 ABP(5%)보다 높았다.

이슬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