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도시개발 새 트렌드‘ 건강도시’
도시 난개발따른 폐해 곳곳에…주택·교통·녹지 등 유기적 연계 필수 안락한 주거공간·보행자 친화적 환경…부동산가치 상승에도 큰 영향 송도 U-시티·광교 등 ICT접목 신도시 속속…정부 제도적 지원 선결과제
도시 개발과 재생이 글로벌 화두다. 도시화에 따른 폐해를 막고 편리하고 건강한 도시 조성이 대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인간 중심의 쾌적, 편의, 건강한 도시건설에 관심이 집중되면서 새로운 콘셉트로 자리잡고 있다. 날로 악화하는 도시환경 속에서 도시민의 건강을 확보하고 IT를 접목한 스마트 도시 구현이 글로벌 도시 개발의 새로운 트렌드로 급부상하는 이유다.
세계적 도시문제연구소인 ULI(Urban Land Institute)의 한국지부가 지난 30일 개최한 ‘건강을 중시하는 지역사회 만들기 세미나’의 도시 재생 및 개발 방향과 세계적 추세와 국내 적용 사례를 간추려본다.
▶도시 개발에 건강 라이프사이클 개념 접목, 성장 유도=세계적으로 도시 환경에 따른 건강문제가 심각한 위협요소로 등장하면서 도시가 건전하게 성장하는 데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핵심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인류 건강에 기여하는 도시 개발을 할 수 있도록 도시환경 디자인과 건설에 지속적인 노력이 시도되고 있는 것이다.
ULI는 향후 2년간 추진할 도시 관련 테마를 ‘건강을 중시하는 지역사회 만들기’로 정하고 글로벌 도시개발 운동 주체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건강한 지역이란 사전에 디자인해 그런 설계에 따라 만들어지고 프로그램화를 통해 육체적ㆍ정신적ㆍ사회적 복리 증진에 기여하는 도시개발기법이다. 도시민이 생활하고 일하며, 배우고 방문하고 싶어하는 지역을 의미한다.
미국의 질병통제 및 예방센터에 따르면 미국 성인과 아동 건강이 지난 30년간 하향 추세로 드러났다. 체중이 증가하고 일일 육체적 활동량이 감소하며 당뇨, 심장호흡기질환 등 민성적인 질병이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미국인 46~64세 연령 중 32%가 1988~94년 양호한 건강을 유지했으나 2007~2010년 13%로 추락, 충격을 주고 있다. 이는 도시화로 인해 생겨난 주택, 직장건물, 도시요소와 연관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따라서 향후 건설 및 생활환경을 인간의 건강 라이프사이클에 미치는 영향을 감안해 진행하고 사람들이 활용하고 싶어하는 장소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비만을 줄이고 예방하기 위해 매력적인 산책로 중심으로 도시를 구성하거나 자전거를 효과적으로 이용토록 하는 것 등이 사례다. 재개발 등을 통한 주택단지계획 역시 쾌적성을 중시하고 공원과 상업용 건물 배치 등도 인간 활동을 전제로 계획되어야 한다. 미국 덴버의 웨스트우드 가로 조성과 아르바다공원, 탬파베이 등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한 좋은 선례다.
▶지역특성 감안한 디자인, 부동산 가치 상승 등 주민 동참 매력줘야=건강지역 만들기 운동의 성공 여부는 지역적 특성과 매력을 조화롭게 결합하는 것이다. 또 활동적인 삶과 경제적 개발 사이를 연계해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키는 것이 열쇠다.
이를 위해서는 도시의 주요 자산을 이용해 독특한 해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 걸어가도 될 만큼 매력적인 길, 안전하고 흥미로운 길 등이 대표적이다. 지저분한 간선도로와 빈 주차장, 추잡한 상업거리는 걸으려 하지 않는 게 인간의 기본 생리다. 자동차 이용을 줄이고 개발밀도, 거리연결, 복합용도 사용 등을 중점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
안락한 주거지와 보행자 친숙형의 지역사회는 해당 지역의 부동산 가치를 상승시킨다. 보행점수 1포인트 상승은 부동산 가치를 3000달러 증가시키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해당 지역의 기본 인프라와 기존 노동력 숙련 분야, 교육수준 등을 감안해 경제발전에 활용하는 것 역시 성공요인이다. 비즈니스와 일자리 창출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보다 매력적이고 걷기 좋은 곳 만들기, 주민이 가장 많이 다니는 위치에 주민 원하는 시설을 설치 운영하는 것, 거점지역인 중심거리에 활기찬 소매점포환경 만들기, 기존 보유자산인 공원과 운동공간을 개선하며 체류시간 늘리기, 광장 등에 춤ㆍ밴드연주ㆍ음식점포 등을 배치하며 집객력 높이기 등이 대표적 건강지역 유인요소다.
이를 서로 연계하는 것도 방법이다. 공원ㆍ학교ㆍ식품점 등 여러 커뮤니티 시설을 걷고, 자전거로 연결하는 상호 네크워크화는 건강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보행로 포장과 도로변 인도를 확장해 쾌적한 보행자 중심문화를 창출하고 보행도로변 밋밋한 벽을 해당지역 문화를 반영해 밝은 벽화를 그려넣을 경우 효과가 크다. 새로운 빌딩이 거리를 따라 들어서게 하고 사람이 모일 교차지점을 예술, 벽화, 음악, 퍼포먼스를 위한 장소로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스마트시티에 접합, 미래형 첨단도시로 발전 유도해야=도시 인프라에 ICT를 접목해 도시의 각 구성요소가 긴밀한 유기체로 운영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보편화하고 있다. 유비쿼터스 정보 서비스를 도시공간에 융합, 21세기 한국형 스마트시티로 발전시켜 나가는 추세다. 유비쿼터스 도시와 달리 스마트시티는 도시내외 컨넥티비티와 친환경을 통한 지속 가능성이 강조된다.
현재 스마트시티는 2008년 완공된 화성 동탄신도시를 비롯해 파주 운정, 용인 흥덕, 수원 광교신도시 등에서 구축을 완료하고 운영 중이다. 또 36개 지자체, 56개 사업지구에서 구축을 추진 중이다. 송도 U-시티의 경우 무선 및 광네트워크를 기반으로 U-도시공간, 네트워크, 오피스, 홈 구현 등 도시 내 물리적 공간과 전자공간 융합을 계획하고 있다. 광교신도시는 방범방재, 교통, 민원행정, 시설물, 포털 등 6대 서비스를 시행 중이며 행복도시 U시티사업은 49가지 서비스를 계획하고 단계별 건설을 목표로 종합교통정보제공 서비스 등 6개 서비스를 1차로 운영 중이다. 스마트시티에 건강 관련 디자인 요소를 감안할 경우 건강관리 행태에 초점을 맞춘 헬스케어 기반 공간디자인을 들 수 있다. 주거공간에 헬스케어시스템 도입을 위해서는 별도의 집중관리 공간이 필요하다. 공용공간을 확보해 커뮤니티 기능과 집중관리 기능을 포함시킬 수 있다. 자가측정 후 건강상담을 통해 건강을 체크하고 운동처방과 여가활동 안내를 받을 수 있는 공간배치가 필요한 것으로 지적된다.
델코리얼티그룹의 최민성 박사는 “건강중시 지역사회 만들기가 글로벌 도시운동으로 확대되고 있는 만큼 국내에서도 도시화의 폐해를 치유할 수 있는 대안 마련이 시급하다”며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이를 수용키 위한 제도적 장치 마련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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