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서 소속 현직 경찰, 절도 혐의 구속

지난 14일 긴급체포…현재 직위해제

‘압수물 3억원’ 횡령한 현직 경찰관 구속…“도망할 염려 있어”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현금 등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이 17일 구속됐다. 사진은 서울 강남경찰서 앞에 취재진이 대기하고 있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현금 등 수억원 상당의 금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 현직 경찰관이 17일 구속됐다.

서울중앙지법 남천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절도 혐의를 받은 정 모 경사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서울 강남경찰서 소속인 정 경사는 지난 6월부터 이달 초까지 수사과에서 압수물 관리 업무를 하면서 불법 도박 사건 등에서 압수한 현금 약 3억원을 수차례에 걸쳐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정 경사는 지난 7월 범죄예방대응과로 자리를 옮긴 뒤 이달 초까지도 대담히 범행을 이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경찰서는 압수물 현황을 살피던 중 액수가 맞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기고 추적에 나섰다. 이후 정 경사가 압수물을 몰래 가로챈 정황을 포착하고, 지난 14일 사무실에서 그를 긴급 체포한 뒤 직위 해제했다.

최근 현직 경찰관이 수사 과정에서 압수한 금품을 가로채는 사건이 잇따라 경찰이 긴급점검에 나섰다. 전날 서울 용산경찰서 강력팀 소속 A 경사는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압수한 금품 수억원을 빼돌린 혐의로 긴급체포됐다.

A 경사는 자신이 수사한 보이스피싱 사건 관련 압수물을 보관 창고에 넣어둔 뒤 출고한 것으로 조사됐다. A 경사는 강남서 금품 횡령 사건이 발생한 뒤 경찰에서 대대적인 압수물 전수 조사에 착수하겠다는 방침이 전해지자, 압수물을 채워 넣으려는 과정에서 범행이 발각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A 경사 역시 직위해제된 상태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는 오는 18일부터 25일까지 전국 경찰서를 상대로 압수물 관리 실태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할 예정이다. 국수본 관계자는 압수된 현금을 중점적으로 점검하고 압수물 관리 절차 등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