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포니정재단 혁신상 시상식 참석
취재진 따돌리고 행사장 비밀리에 입장
“6년간 책 세 권 쓰는 것이 목표”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한국 첫 노벨문학상 쾌거를 이룬 한강 작가가 끝내 언론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공식행사에 참석했다.
17일 문학계와 HDC현대산업개발에 따르면 한강은 이날 오후 5시 서울 삼성동 현대아이파크타워에서 열리는 포니정 재단 혁신상 수상식에 참석했다.
행사 시작 몇시간 전부터 행사장 일대에 취재진과 한강 작가의 팬들이 문전성시를 이루는 열띤 분위기가 이어졌다.
한 작가가 이동할 수 있는 1층 현관 동선은 물론 2층까지 내신과 외신 취재진이 그의 한마디를 듣기 위해 기다렸다. 행사 시작 5분 전에 주최측은 “이미 한 작가가 행사장 안에 들어와 있다”고 밝혔다.
대신 수상을 위해 단상에 오른 작가의 음성이 복도 밖까지 흘러 나와 이목을 집중시켰다.
한 작가는 “약 한 달 뒤에 저는 만 54세가 된다. 통설에 따라 작가들의 황금기가 50~60세라고 하면 6년이 남은 것”이라며 “6년 동안 책 세 권을 쓰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 어쩌면 책들을 생각만 하다 제대로 죽지도 못할 거라는 불길한 예감이 들기도 한다. 참을성과 끈기를 잃지 않기를 희망하고 일상의 삶을 살아가는 균형을 잡고 싶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30년의 시간 동안 저의 책을 읽어주신 독자님들과 출판사 종사자 여러분, 동료 선후배 작가들께 감사를 전한다”면서 “저를 선정해주신 포니정 재단에도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마무리했다.
보다 본격적인 노벨상 수상소감 및 연설은 오는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서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작가의 아버지인 한승원 소설가(85)는 지난 11일 “딸이 (세계 곳곳에서)전쟁이 치열해 날마다 주검이 실려 나가는데 무슨 잔치를 하겠느냐”며 “기자회견을 안 하기로 했다더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