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태열 건강의학 선임기자] 집먼지 진드기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대표적인 알레르기 유발 물질(알레르겐) 중 하나로 꼽힌다. 실제로 집먼지 진드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레르기 질환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집먼지 진드기는 옴진드기목에 속하며 크기가 매우 작아 육안으로는 잘 보이지 않는다. 대략 길이 0.4mm, 폭 0.3mm 정도로 검은 배경에서 겨우 확인될 정도의 크기다. 집먼지 진드기는 15종 이상의 알레르기 유발 물질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천식과 아토피 피부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특히 집먼지 진드기가 만든 알레르겐은 천식의 가장 흔한 원인 중 하나로 전해지는데 침구류에서 주로 발견된다. 이불, 베개, 침대 같은 생활 필수품은 집먼지 진드기의 주요 서식지다.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알레르기 질환의 발생 확률이 크게 높아진다. 침구류는 자는 동안 흘린 땀, 먼지, 그리고 피부에서 떨어진 각질이 혼합되어 집먼지 진드기에게 최적의 서식 환경을 제공한다.
어린이들은 면역체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집먼지 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 질환에 더 취약하다.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알레르겐에 더 오래 노출되기 때문에 이러한 알레르기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
알레르기 유발 물질은 집먼지 진드기 사체, 배설물에서 발생한다. 이 물질이 기도나 피부를 통해 체내로 침투하면서 다양한 이상 반응을 일으킨다. 알레르기 비염, 알레르기 결막염, 그리고 아토피 피부염 등의 증상이 집먼지 진드기와 연관되는데 이는 밀폐된 공간에서 특히 더 높은 농도로 나타난다. 이러한 알레르기 증상은 밤이나 기상 직후에 빈번하게 나타나며 유전적으로 취약한 사람에게는 더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알레르기 질환의 예방은 어린 아이들에게 더욱 중요하다. 어린 시절 알레르겐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성인기까지 이어지는 만성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알레르기 질환이 심할 경우 아나필락시스(급성 알레르기 쇼크)로 발전할 수 있는데 이는 호흡곤란, 구토, 실신 등의 심각한 증상을 동반해 생명에도 위협이 된다. 따라서 적극적인 개선 노력을 펼쳐야 한다.
집먼지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세탁과 관리를 철저히 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2~3주 간격으로 이불을 세탁하는 것이 적당하며 한 달을 넘기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탁 시에는 중성 세제를 이용하여 55℃ 이상의 뜨거운 물로 처리해야 한다. 특히 집먼지 진드기 사체와 배설물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도록 물세탁이 필수적이다. 목화솜이나 양모 이불의 경우 물세탁이 보온성과 품질을 떨어뜨릴 수 있어 일광 소독이나 드라이클리닝을 추천한다.
세탁 후 이불을 두드려 털어내는 것도 집먼지 진드기 제거에 효과적이다. 충격에 약한 집먼지 진드기는 두드리면 약 70% 정도가 제거될 수 있다. 햇볕에 말린 후 방망이로 가볍게 두드리는 것도 좋다. 실내 습도를 낮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한데 40~50% 이하로 유지하면 집먼지 진드기 번식을 억제할 수 있다.
이미 알레르기 질환이 발병한 상태라면 알레르겐과의 접촉을 최소화하는 회피 요법이 권장된다. 필요할 경우 항히스타민제나 스테로이드와 같은 약물 치료가 병행된다. 근본적인 치료로는 면역치료가 있는데 이는 저농도에서 고농도로 알레르겐을 주입해 알레르기 반응을 줄이는 방식이다. 면역치료 중 하나인 설하면역 치료는 혀 밑에 약을 놓아 녹여 복용하는 방법으로 특히 주사를 무서워하는 아이들이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다.
수영퍼스트소아청소년과 양고은 원장은 “설하면역치료는 단순히 증상만을 완화하는 것이 아니라 알레르기의 근본적인 치료를 목표로 하는데 이를 통해 알레르기 질환을 보다 장기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가능성을 높인다."며 "집먼지 진드기에 의한 알레르기 질환 예방을 위해서는 주기적인 침구 관리, 실내 청소, 적절한 습도 유지 등 생활습관 개선이 필요하며 필요시 전문가와의 상담을 통해 면역치료 등 적극적인 치료 방법을 고려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