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상상만으로도 끔찍했는데…”
실제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메타버스 콘텐츠가 화제다. 최근 실험 동물이 겪는 최고 단계 고통인 ‘E등급’ 실험 대상 동물이 매년 늘고 있는 가운데 동물을 죽이지 않고도, 실험을 할 수 있는 콘텐츠다. 동물 실험을 활성화하면서도 윤리적 실습이 가능해 관심을 받고 있다.
14일 정보 보안 인증 플랫폼 기업 라온시큐어의 자회사 라온메타는 자사의 ‘실험 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가 ‘2024 겨자씨키움센터 데모데이4’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수상한 메타버스 기반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는 실제 실험동물을 살생하지 않고도 메타버스에서 실습을 할 수 있는 콘텐츠다. 실제와 같은 생동감 있는 부검 실습할 수 있다. 가상의 실험쥐를 활용한 실제 실습부터 사체 처리까지 부검 전 과정을 실제와 같이 구현했다.
실습 콘텐츠 개발을 위해 라온메타와 가톨릭대학교가 힘을 모았다. 라온메타는 메타버스와 확장현실(XR) 기술을 제공하고,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커리큘럼 구성, 인프라 제공 및 전문적 자문을 제공하는 등의 업무 협력을 통해 세계 최초의 메타버스 기반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를 공동 개발했다.
이 같은 동물 실험을 대체할 수 있는 메타버스 콘텐츠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해마다 가장 강한 고통을 받는 실험의 대상 동물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실험 동물이 느끼는 최고 단계의 고통인 'E등급' 실험은 매년 늘고 있다.
E등급 고통은 ‘극심한 고통이나 억압 또는 회피할 수 없는 스트레스를 동반’하는 실험 단계로, 가장 고통 정도가 높은 것으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E등급 실험에서는 독성 물질을 투여하거나 수술 절차가 포함된 실험이 행해진다.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지난 7월 발표한 ‘2023년도 동물실험윤리위원회(IACUC) 운영실적 및 동물실험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집계된 전체 실험 동물은 약 458만마리로 집계됐는데, 이 중 약 225만마리가 E등급 실험에 사용됐다. 전체 실험 동물의 절반에 육박하는 규모다. 2017년 당시에는 E등급 실험 동물의 비율이 33.3%였는데, 6년 만에 전체 중 절반으로 치솟은 셈이다.
대안으로 떠오른 메타버스 기반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는 더 고도화될 전망이다. 윤원석 라온메타 메타데미사업본부장은 “라온메타는 메타데미에 다양한 의료 실습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고도화해 의료 실습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홍재택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 연구부원장은 “앞으로도 라온메타와 실험동물 부검 실습 콘텐츠 고도화를 위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고도화 계획을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