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투표 8%대로 저조한 수치 기록

네거티브전 격화·단일화 구애도 계속

‘역대급 무관심’ 서울 교육감 선거…판세 예측도 ‘모른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이틀 앞둔 14일 오전 서울 중구선거관리위원회에서 선관위 관계자들이 투표용지를 검수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용재 기자]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진보와 보수 후보 ‘양강 대결’이 12년 만에 성사됐지만 유권자들의 관심이 저조하다. 통상 투표율이 높으면 ‘심판론’이 거세 진보가 유리할 것으로 보지만, 이번 선거는 이런 예측 또한 무의미할 만큼 투표율이 저조해 판세 예측도 어렵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14일 서울시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11∼12일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 투표율은 8.28%로, 지난해 울산시교육감 보궐선거 사전투표율(10.82%)보다도 낮게 집계됐다. 본투표가 평일인 수요일(16일)에 치러지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 투표율이 20%를 넘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4년마다 열리는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총선 등 대형 선거와 함께 치러지지 않으면 투표율이 매우 저조했다. 일례로 처음으로 직선제가 도입된 2008년 서울시교육감 선거는 투표율이 15.5%이었다.

투표율이 전반적으로 낮은 상황에서 이번 선거는 각 진영 간 적극적 지지층의 결집이 승패를 가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교육계 관계자는 “이번 선거에서 이미 교육 정책은 실종됐고 진보-보수 간 이념 다툼으로 가고 있다”며 “결국 조직력 싸움이고 각 진영 간 얼마나 표를 모을 수 있을지가 선거의 승패를 가를 것”이라고 말했다.

적극적 지지층 외 학부모 등 일반 유권자들의 성향도 주요 변수가 될 수 있다. 2008년 치러진 서울시교육감 선거에서 공정택 전 서울시교육감은 다른 지역에서는 주경복 후보보다 열세를 보였지만,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승리할 수 있었다.

교육계 관계자는 “강성 지지층 외에는 결국 일반 30∼50대 학부모 등 교육에 관심이 있는 유권자들이 주로 투표할 것”이라며 “이들의 지난 10년간의 진보 교육에 대한 평가가 주요 변수”라고 꼽았다.

다만 역대 최하 사전투표율이 나온 상황에서 투표율이 어느 지역에 높고 낮다는 것이 특정 진영에 뚜렷하게 이득이라고 해석하기도 어렵다는 의견도 있다.

김동석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2010년 제5회 교육감 선거 때 불과 1.12%의 차이로 당락이 결정된 것처럼 근소한 차이로 한 후보가 당선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역대급 무관심’ 서울 교육감 선거…판세 예측도 ‘모른다’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를 사흘 앞둔 13일 조전혁 후보와 정근식 후보가 각각 광화문 광장과 용산구 효창공원에서 열린 재경완도군향우회 정기총회 및 한마음축제를 찾아 인사하고 있다. [연합]

선거를 이틀 앞둔 가운데 양강 후보들의 네거티브전도 거세다. 조 후보는 이날 서울시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 후보의 장남 정모 씨가 포커 게임에서 받은 수억원대의 상금에 대한 ‘탈세 의혹’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는 “정 후보의 장남은 해외 공연과 프로홀덤 플레이어 등으로 다양한 수익을 창출했는데 정 후보가 고위공직자 재산공개 당시 제출한 자료에 제시된 장남의 소득 내용은 이와 동일한가”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 후보가 용인에 소유한 땅을 실제 경작하는지, 혁신학교를 계승하겠다면서 본인 자녀는 왜 유학을 보낸 것인지 등도 따졌다.

정 후보 측은 용인 농지는 주말농장으로 사용하고 있고, 장남 또한 해당 국가에 세금을 냈다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자녀들의 해외 유학은 특혜가 아닌 부모의 직무와 관련된 자연스러운 교육 환경 속에서 이뤄진 일이었다”고 답했다.

한편 조 후보를 필두로 한 보수 측은 이번 보궐 선거에서 문용린 전 서울시교육감 이후 12년 만에 단일화를 이루면서 교육감 자리 탈환에 사활을 걸었다. 진보 또한 막판에 정 후보가 최보선 후보와 완전한 단일화를 이루면서 자리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에 마지막 남은 윤호상 후보에게 양측이 모두 단일화 요청을 했으나 윤 후보는 두 후보의 제안을 사실상 모두 거절했다. 교장 출신인 윤 후보는 지난 11일 EBS에서 주관한 4자 토론회에서 양강 후보들을 겨냥해 “친일 심판, 식민사관 심판 등은 교육감 후보의 핵심 공약이 아니다”며 “진정으로 교육 3주체인 학생과 학부모, 교직원이 생각하는 것들이 머릿속에 들어있어야 한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