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시총 상위 10개株 시총 합산 265.5조

KRX 2차전지 TOP10 지수 한 달 만에 12.18%↑

테슬라 로보택시, ‘상승 재료→실망감 극대화’ 변수

美 대선 결과 따른 불확실성…“옥석가리기 要”

“이빨 빠진 행사”…‘로보택시 혹평’ 테슬라 급락에 K-2차전지株도 함께 울상 [투자360]
[챗GPT를 사용해 제작함, AFP]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올 들어 전기차 캐즘(chasm, 일시적 수요 정체) 탓에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던 2차전지주(株) 주가가 최근 한 달 간 수직 상승세를 보이며 확실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행사가 투자자들의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는 평가와 함께 주가마저 급락세를 보이면서, 2차전지 등 전기차 관련 섹터에 선반영됐던 호재로 인한 주가 상승분을 반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1일 종가 기준 시가총액 상위 10개 2차전지 종목의 시총 합산액은 265조465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총 상위 10개 종목은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삼성SDI, LG화학, 포스코퓨처엠, 에코프로비엠, 고려아연, 에코프로, SK이노베이션, 에코프로머티다.

해당 종목의 시총 합산액은 한달 전(9월 11일, 239조4374억원)에 비해 26조280억원(10.87%)이나 늘었다.

이들 종목이 강세를 보인 이유는 올 들어 약세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2차전지 업황이 바닥을 다졌다는 인식과 더불어 중국의 경기 부양책,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 기대감이 맞물리며 투자심리가 개선된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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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일 2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 전기차 캐즘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돈 3분기 잠정 실적은 발표한 게 투심을 더 자극한 것으로도 읽힌다.

황준호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하가 이루어진 후 테슬라의 로보택시 공개를 앞두고 전기차 업황 반등 기대감이 부각되며 그동안 부진한 움직임을 보여왔던 2차전지 테마에 대한 저가 매수세가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국내 주요 10개 2차전지 기업으로 거래소가 산출한 ‘KRX 2차전지 TOP10 지수’는 한 달 사이 12.18% 올라 같은 기간 거래소 테마지수 중 수익률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국내 기관투자자는 최근 한 달간 KRX 2차전지 TOP10 지수를 기초지수로 추종하는 ‘TIGER 2차전지 TOP10’ 상장지수펀드(ETF)를 21억원어치 순매수했다.

2차전지주의 주가 상승세를 이끌었던 주요 요인인 테슬라 로보택시가 베일을 벗고난 이후엔 미 월가 투자자들의 실망감을 극대화하며 오히려 주가를 끌어내렸다는 점은 국내 2차전지주 주가에도 불안 요소로 꼽힌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로보택시 ‘사이버캡(CyberCab)’ 시제품을 선보이며 3만달러도 안 되는 예상보다 저렴한 가격에 2026년 말까지 공급할 것이라 약속했다. 여기에 20인승 규모의 자율주행 전기밴인 ‘로보밴’ 콘셉트카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최신 버전도 선보였다.

다만, 투자자들은 로보택시 사업에 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수익 전망이 없다는 점에 실망한 분위기다. 특히, 미 월가에서 기대했던 저가 전기차 모델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점도 주가엔 악영향을 미쳤단 분석이다.

투자은행 제프리스의 존 콜란투오니 애널리스트는 테슬라 로보택시데이 행사를 두고 “이빨 빠진 행사”라고 비판했고, 토니 사코나기 번스타인 애널리스트는 분석노트에서 “전혀 감동적이지 않고, 놀라울 정도로 세부 내용이 결여돼 있다”고 혹평했다. 사코나기는 테슬라에 ‘시장 수익률 하회’ 투자 등급을 부여하고 목표가도 120달러로 제시했다.

로보택시 공개 다음 날인 11일(현지시간) 미 증시에서 테슬라 주가는 8.78% 급락한 217.80달러에 마감했다. 시총은 전날 종가 기준 7628억달러에서 이날 종가 기준 6958억달러로 670억달러(약 90조원) 증발했다.

테슬라는 ‘서학개미(서구권 주식 개인 소액 투자자)’의 최선호주로 꼽히는 만큼, 이번 주가 급락은 국내 개인 투자자들에도 손실을 안길 것으로 보인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국내 투자자들은 137억7914만달러(약 18조6225억원) 어치의 테슬라 주식을 보관 중이다. 해외 투자 주식 중 1위 규모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번 테슬라 로보택시 데이에서 ‘모델 2’를 중심으로 한 저가 전기차 계획이 부족했던 만큼 실망감에 주가가 단기적인 부침을 겪을 수 있다”며 “테슬라에 배터리를 공급하는 제조업체 입장에서 내년과 내후년 실적에 어느 정도 기여할 수 있는지가 중요했지만 관련된 부분은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결과에 따라 2차전지주가 주도주가 될 가능성이 있지만 여전히 산업 불확실성에 업종 내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안나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11월 미국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당선된다면 2차전지가 주도 섹터가 될 가능성이 높아 ‘비중 축소’보다는 ‘유지’로 투자의견을 제시한다”고 밝혔다.

다만 “여전히 높은 밸류에이션(평가가치) 및 산업 불확실성으로 비중 유지 시기 기업을 선별할 필요가 있다”며 “2분기 대비 3분기 실적 개선, 3·4분기 4680 배터리 등 모멘텀 측면에서 최선호주로 LG에너지솔루션과 포스코퓨처엠을 꼽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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