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수익률 TOP3는 KRX 은행·KRX 300 금융·KRX 증권 지수
주요 35개 금융株 시총, 10월에만 15.4조 증가…28개 종목 늘어
年 수익률서도 금융株 선두…밸류업 최대 수혜주
他섹터 대비 3Q 영업익 하향 조정폭 작아…수익성 견조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10월 들어 은행·증권·보험주(株) 등 ‘금융주’ 수익률이 국내 증시에서 다른 섹터 종목들을 제치고 질주하고 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국내 증시 저평가)’를 해소하기 위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의 최대 수혜주로 꼽히며 연(年) 수익률 기준으로 선두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는 금융주가 연말까지도 강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된다.
15일 한국거래소가 도출한 29개 ‘KRX 산업지수’ 가운데 10월(2~14일) 수익률 ‘톱(TOP·상위) 3’ 자리는 ‘KRX 은행(8.68%)’, ‘KRX 300 금융(7.98%)’, ‘KRX 증권(4.80%)’ 지수가 차례로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KRX 보험(2.44%)’ 지수는 등락률 9위 자리에 이름을 올려며 상위권 한 자리를 차지했다.
금융주의 강세 현상은 시가총액 합산액을 통해 더 명확하네 나타났다. ‘KRX 은행’, ‘KRX 300 금융’, ‘KRX 증권’, ‘KRX 보험’ 지수를 구성하는 35개 종목의 전날 종가 기준 시총 합산액은 237조8231억원에 달했다. 9월 말(222조3595억원)과 비교했을 때 불과 7거래일 만에 15조4636억원(6.95%)이 늘어난 것이다.
10월 들어선 총 35개 종목 중 80%인 28개 종목의 시총이 증가세를 보였고, 감소 종목은 롯데손해보험(-5.56%), 현대해상(-3.94%), SK증권(-1.93%), 삼성카드(-0.97%), 제주은행(-0.67%), 다우기술(-0.43%), 미래에셋생명(-0.38%) 등 7개 종목에 불과했다.
10월 들어선 KB금융(20.15%), 하나금융지주(8.5%), JB금융지주(7.77%), 우리금융지주(6.71%) 등 은행주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증권-보험주 가운데서도 미래에셋증권(6.89%), 메리츠금융지주(6.8%), 삼성생명(6.65%) 등이 강세를 보였다.
대표적으로 KB금융은 전날 장중 9만8500원까지 올라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종가 기준으로도 9만7200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에 장을 마쳤다. 메리츠금융지주도 전날 장중(10만5200원), 종가(10만3700원) 기준으로 모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주주환원’ 모범생으로 꼽히며 밸류업 최대 수혜주로 꼽힌 금융주는 올 한 해 전반적으로 국내 증시 수익률 선두를 기록하면서 코스피, 코스닥 지수를 이끄는 역할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1월 2일)부터 전날 종가까지 ‘KRX 산업지수’ 중 수익률 1위 역시도 37.21%를 기록한 ‘KRX 300 금융’ 지수가 차지했고, 2위도 35.95%의 ‘KRX 은행’ 지수가 이름을 올렸다. ‘KRX 보험’, ‘KRX 증권’ 지수의 수익률도 각각 26.28%, 21.98%로 전체 5,6위에 나란히 기록됐다.
주요 금융주 35개 종목의 올 한 해 시총 합산 증가액은 무려 58조2255억원(179조5976억→237조8231억원)에 달했다. 29개 종목의 시총이 증가했고, 수익률 측면에서 역주행 한 종목수는 카카오페이(-49.67%), 카카오뱅크(-21.38%), SK증권(-20.75%), DGB금융지주(-4.24%), 한화투자증권(-3.59%), 롯데손해보험(-0.42%) 등 6개 뿐이었다.3분기 실적 시즌이 본격화한 가운데, 자사주 매입·소각과 배당 등 다른 섹터와 비교했을 때 강력한 ‘주주환원’ 정책을 내놓을 것이란 기대감은 금융주에 대한 투심을 강화, 주가를 끌어 올리는 주요 동력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찬바람이 불면 배당주’란 주식 시장에 널리 퍼진 격언과 맞아 떨어지는 투자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코스피·코스닥 상장주 전체는 물론 반도체주 등 주요 섹터에 대한 3분기 실적 전망치가 대폭 하향 조정되는 가운데, 금융주에 대한 실적 전망이 상대적으로 양호하다는 점도 투자자의 관심을 끄는 주요 동력이란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코스피 상장 195개사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 전망치 합산액(국내 증권사 3곳 이상 컨센서스 제시, 삼성전자·LG전자는 잠정실적 반영)은 66조4803억원으로 지난 8월에 예상됐던 72조1105억원과 비교했을 때 7.81%(5조6302억원)나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중 17개 금융주의 영업이익 예상치 합산액의 증감률은 -1.22%(11조9725억→11조8259억원)로 코스피 전체 증감률의 6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지난 9월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단행한 ‘빅컷(한 번에 50bp 금리 인하, 1bp=0.01%포인트)’ 등 불리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JP모건, 웰스파고 등 미 뉴욕증시 상장 금융주들이 올해 3분기 예상 밖의 호실적을 기록한 점도 국내 주요 금융주의 3분기 실적을 기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힌다. 이번주엔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씨티그룹,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찰스슈왑, 블랙스톤 등 주요 미 금융주의 실적 공개가 이어진다.
미국발(發) 훈풍의 또 다른 주인공은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 반등세가 꼽힌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한 달도 남지 않은 미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미 부통령보다 경합주 지지율에서 앞선다는 소식은 시장 금리엔 상승 압력으로 작용 중”이라며 “감세와 인프라 투자를 강조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정책 기조는 재정 확대와 국채 발행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고, 이런 방향은 모두 시장 금리 상승 압력과 연관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 증시 내 순환매의 최대 수혜 섹터로 상대적으로 호실적이 기대되는 금융주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국내 증권가에선 나온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연내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대한 리밸런싱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주주환원에 가장 적극적인 KB금융의 지수 편입이 예상된다는 점도 금융주 주가 상승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는 요소”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