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1인가구 증가로 반려견 사랑” 

아이 대신 반려견 키운다…NYT “외로운 한국, 반려견이 동반자”
6일 오후 서울 반포대교 남단에서 열린 웰니스서울2024 '느림보 거북이 마라톤'에 참가한 반려견. 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강문규 기자] 저출산 현상이 이어지고 1인 가구가 급증하는 한국에서 반려견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는 가운데, 외신도 이같은 현상을 주목했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세계에서 가장 외로운 국가 중 하나가 반려견에게서 동반자를 찾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고 인구 대부분이 혼자 사는 한국에서 반려견은 사랑받는 가족 구성원이 되었다”고 소개했다. 특히 과거 식용견을 기르던 전통으로 국제 사회에서 논쟁의 중심에 섰던 한국이 유별난 ‘반려견 사랑’을 자랑하는 국가로 탈바꿈한 것에 주목했다. 그 배경으로는 저출산과 1인 가구의 증가 등을 꼽았다. 팬데믹 기간 실내 활동이 늘어나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가구가 늘어난 것도 다른 요인으로 설명했다.

NYT는 “점점 더 많은 한국인들이 미혼 또는 무자녀, 혹은 둘 다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전체 가구 5분의 2 이상이 1인 가구이며 출산율은 세계 최저 수준”이라고 짚었다.

이 매체는 이제 한국에서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르고 있으며 이는 2010년 반려동물을 기르는 비율이 17.4%에 그쳤던 것에 비해 크게 늘었다고 전했다. 반려견을 자식처럼 생각하고 키우는 가정이 늘면서 도시의 풍경도 달라지고 있다고도 짚었다.

이제 동물병원과 반려동물 용품점은 어디서나 찾을 수 있는 흔한 풍경이 됐고, 대신 산부인과 진료소는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 반려견을 유모차에 태우고 걷는 일이 늘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신생아를 위한 유모차보다 개를 위한 이른 바 ‘개모차’ 판매량이 더 늘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올해 초 식용견 사육 및 도살을 금지하는 법안이 국회를 통과한 사실에도 주목하면서 반려견 문제는 “점점 더 정치적으로 양극화되어가고 있는 한국에서 드물게 초당적인 사안”이 됐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