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박영훈 기자] “호기심만 자극하더니”
가수 데뷔로 한때 관심을 끌었던 김래아를 아는 사람은 지금 거의 없다. LG전자가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구현한 가상 인간이다.
사람과 구별조차 어려운 생김새. 유명 연예인 뺨치는 인기. 불과 2년전까지만 해도 광고 모델, 홈쇼핑 등에서 종횡무진 활약하며 인기를 끌었던 가상 인간이 거의 사라졌다.
지난 2022년 김래아가 프로듀서이자 가수인 윤종신와 손잡고, 가수 데뷔를 발표했다. 윤종신이 속한 엔터테인먼트 기업 미스틱스토리와 업무협약(MOU)까지 체결했다. 윤종신이 김래아의 노래는 물론 목소리까지 프로듀싱하기로 했지만, 결국 곡조차 제대로 발표되지 않았다.
한때 열풍을 일으킨 가상 인간에 대한 관심이 크게 시들해 지면서 김래아도 찬밥 신세가 됐다.
가상 인간은 젊은 세대의 흥미 끌기를 원하는 업계 수요와 연예인에 비해 비용도 적게 든다는 장점으로 한때 봇물처럼 생겨났다. 연예인과 같은 사생활 등 리스크 부담도 없다.
한때 국내에 소개된 가상 인간만 200여명. 등장 당시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며 디지털 시대 ‘신인류’라는 평가까지 받았지만 현재 대부분이 사라졌다. 일시적인 화제 끌기에 그쳤다.
실제 사람과 달리 시간이 지나도 유대감이 없고, 자주 보니 호기심이 줄었다는 점이 한계로 평가된다. 가상 인간의 인기는 20~30대 젊은 세대에 의존하고 있다. 이들은 빠르게 흥미를 가졌다가 식상하면 금방 관심을 잃어버린다. 특히 여러 가상 인간이 난립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의 흥미가 더 빠르게 식었다.
그룹 에스파(aespa) 콘서트에 깜짝 등장해 큰 화제를 모은 ‘신인’. SM엔터테인먼트가 만든 가상인간(버추얼 아티스트) 나이비스(nævis)도 데뷔했다.
나이비스는 싱글 ‘던(Done)’ 을 발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가상 인간 아티스트가 실제 아티스트와 본격적으로 경쟁을 시작했다.
SM엔터측은 “나이비스는 음악 뿐 아니라 웹툰, 게임, 브랜드 컬래버레이션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유튜브에 3분짜리 뮤직비디오 공개후 한달만에 100만 조회수를 넘어섰다. “생각보다 노래도 좋고, 잘 만들었다” 는 호평이 있지만, 성공을 장담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사실 가상 인간이 열풍을 일으킨 것은 호기심의 영향이 컸다”며 “인기를 지속하려면 실제 연예인들 처럼 대면을 통해 팬들과의 유대감을 쌓고, 이를 토대로 단단한 팬덤을 쌓는 것이 필수적이지만, 가상 인간은 태생적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