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한국 첫 노벨 문학상
아시아 여성 작가 최초 수상
DJ 평화상 이어 한국인 2번째
맨부커 이은 쾌거...거장 반열 올라
“놀랍다, 놀랍다, 놀랍다....”
소설가 한강은 한국인 최초로 노벨 문학상의 영예을 안자 놀랍다는 발언만 5번을 했다. 그만큼 예상치 못한 수상이었고, 그래서 더 가슴이 벅차 올랐다. 그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한국인으로서 동시에 아시아 여성으로서 최초다. 해외 주요 문학상 수상으로서는 2016년 소설 ‘채식주의자’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지 8년 만이다.
스웨덴 한림원은 지난 10일(현지시간) 한강을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발표하며, “역사적 트라우마와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내는 강렬하면서도 시적인 소설”이라고 작가의 작품을 소개했다.
한강 본인은 수상을 전혀 예감하기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마츠 말름 한림원 상무이사와 전화 통화에서 “그는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아들과 막 저녁 식사를 마친 참이었다”고 말했다. ▶관련기사 5·6면
한강은 이후 노벨위원회와 인터뷰에서는 “다른 이가 소식을 전해줘서 수상 소식을 알았다. 매우 놀랍고 영광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 최초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서 소감으로 “나는 한국에서 책과 함께,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말할 수 있다. (어릴 때부터 자신에게 영향을 미친) 작가들의 모든 노력과 힘이 내게 영감을 줬다”고 말했다.
수상을 축하할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엔 “술을 마시지 않기 때문에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오늘 밤을 축하하겠다”고 답했다.
1970년 11월 태어난 한강은 연세대 국문과를 졸업한 뒤 1993년 ‘문학과사회’에 시를 발표, 이듬해 서울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 ‘붉은 닻’이 당선돼 본격적인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장편소설 ‘채식주의자’, ‘소년이 온다’, ‘작별하지 않는다’ 등과 소설집 ‘여수의 사랑’ ‘내 여자의 열매’, 시집 ‘서랍에 저녁을 넣어두었다’ 등이 있다.
한강은 소설 ‘채식주의자’로 2016년 세계적 권위의 맨부커상에서 영연방 이외 지역 작가에게 주는 인터내셔널상을 한국인 최초로 수상했다. 맨부커상은 노벨 문학상·공쿠르상과 함께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여기에 이번에 노벨 문학상까지 받으면서 명실상부 세계적인 거장의 반열에 들게 됐다. 국내에서도 이미 주요 문학상을 ‘그랜드슬램’한 바 있다. ▷2005년 이상문학상(몽고반점) ▷2010년 동리문학상(바람이 분다 가라) ▷2014년 만해문학상(소년이 온다) ▷2015년 황순원문학상(눈 한 송이가 녹는 동안) ▷2018년 김유정문학상(작별) ▷2022년 김만중문학상·대산문학상(작별하지 않는다) 등을 수상했다.
노벨 문학상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기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한강 작가는 상금 1100만 스웨덴 크로나(약 14억3000만원)와 메달, 증서를 수여받을 예정이다. 이민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