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내수부진 장기화 여파

소득 16% ↓·이자비용 75% ↑

빚부담 커진 반면 상환능력 더 축소

자영업자 소득줄었는데 이자는 늘었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폐업한 매장 문틈에 수도요금청구서가 꽂혀있다. [연합]

직원을 둔 자영업자가 부담하는 이자비용이 2년 사이 75.0%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소득은 오히려 줄었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길어지면서 수익성은 줄고 빚 부담은 늘어난 것이다. 이에 폐업하는 사업자는 코로나19 당시 때보다도 더 많아졌고, 빚을 갚지 못하는 취약 자영업 차주는 2분기 연속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도미노 채권부실이 현실화하는 셈이다.

▶소득 16% 줄었는데...이자는 2배 가깝게 늘어=11일 마이크로데이터통합서비스(MDIS)로 소득 및 이자비용 변화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이자비용은 올해 2분기 22만7000원을 기록해 2022년 2분기(13만원) 대비 75.0% 늘어났다.

2021년부터 시작된 금리 인상이 자영업자의 목을 죄는 모양새다. 기준금리는 2021년 8월 0.50%에서 0.75%로 올랐고, 이후에도 계속 상승해 2023년 1월 3.50%로 고점을 나타낸 뒤 지금까지 인하 없이 유지되고 있다.

이자부담은 커지고 있지만, 갚을 능력은 사라지고 있다. 내수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으면서 같은 기간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수익은 15.7% 감소했다.

이러한 현상은 유독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직원을 둔 사장 입장에서 비용 절감이 쉽지 않은 상황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인건비는 오르는 상황에서 수익이 나빠지자 빚을 더 내는 모양새다. 다른 근로형태(종사상지위)와 비교하면 유독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의 이자비용 증가 폭과 소득 감소 폭이 크다. 상용근로자의 경우 이자비용이 38.0% 늘긴 했지만, 소득(9.8%)도 일부 함께 늘었다.

▶무너지는 자영업자 속출, 코로나 때보다 더 많이 폐업=결국 무너지는 자영업자들도 속출하고 있다. 서울시 상권 분석 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2분기 폐업 점포는 6290개로 지난 1분기(5922개)보다 증가했다. 이는 코로나19로 외식업종이 타격을 받은 2020년 1분기(6258개)보다도 많은 수준이다.

전국에서 폐업한 자영업자 수는 지난해 이미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한해 폐업 신고를 한 사업자는 2022년 86만7000명으로 줄었다가 작년에 98만6000명으로 관련 통계를 집계한 2006년 이후 가장 많은 수준을 나타냈다. 앞으로도 이러한 현상은 계속될 수 있다. 내수 부진이 계속되면서 빚을 갚지 못하는 자영업자가 속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다중채무자이면서 소득이나 신용이 낮은 자영업자의 경우 연체율이 2분기 연속 10%대를 기록했다.

한은 금융안정 상황 보고서에 따르면 2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전 분기(1.52%)보다 0.04%포인트 오른 1.56%로 집계됐다. 취약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10.15%로, 전 분기(10.21%)보다 소폭 하락했으나 2분기째 두자릿수를 기록했다. 취약 자영업자 대출 규모 121조9000억원으로 1년 새 12조8000억원 늘었다. 홍태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