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영기 기자] 세계 최고를 자랑하는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에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시장의 기대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가운데 삼성전자 내에서 효자 노릇을 해오던, MX(모바일경험) 부문에도 시장에서는 회의적 반응을 보내고 있다. 중국표 폴더블폰의 무서운 공세로, 대외적 도전도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 올해 3분기 매출은 79조원, 영업이익은 9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75% 대폭 늘어난 수치지만, 시장 예상치(10조8901억원)는 크게 밑돌았다.
특히 스마트폰을 담당하는 MX사업부의 저조한 실적이 한몫했다. 증권가에서는 MX사업부문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을 전년 대비 1조원가량 감소한 2조5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지난해 3분기 MX사업부문의 영업이익은 3조3000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는 줄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지난 7월 출시한 신작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플립 6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영업이익이 감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3분기는 삼성전자 신작 폴더블폰의 성적을 확인하는 시기다. MX사업부문의 영업이익 감소 전망이 나오는 것은 세계 최고로 평가를 받아오던 삼성전자의 폴더블폰이 힘을 쓰지 못한다는 우려이기도 하다.
삼성전자는 지난 7월 갤럭시 Z 폴드·플립 6 공개와 함께 파리올림픽에서 공세적인 마케팅을 펼쳤지만, 소비자의 반응은 예전만 못했다. 실제로 국내 이동통신3사에서 진행한 사전 예약의 인기가 줄었다. 전작인 갤럭시 Z 폴드·플립 5 시리즈의 사전 예약 판매 대수는 102만대 넘었지만, 갤럭시 Z 폴드·플립 6 시리즈는 91만대에 그쳤다. 이번 신작 폴더블폰은 전작과 비교해 기능상 큰 변화가 없어, 매력 요인이 적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대외적 도전도 커지고 있다. 중국표 폴더블폰의 공세가 무섭게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 최초 타이틀을 중국 제조사에 뺏겼다. 지난 9월 화웨이는 두 번 접는 트리폴드폰 ‘메이트XT’를 출시했다. 출시 직후 진행된 사전 예약에서 3일 만에 380만대 넘게 팔리며 폭발적인 인기를 과시했다.
이처럼 삼성전자의 폴더블폰 시리즈에 대한 매력도가 감소하는 가운데 중국표 폴더블폰이 기술적 우위까지 과시하고 나서며 삼성전자 폴더블폰의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